어렸을 때는 울타리가 없는 집에서 살았다. 그래서인지 10평 정도의 국민주택은 창문이 작고 높게 달려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이 안을 들여다 볼 수 없게 설계했는 지 모르지만 내방에 난 창문도 조금 높고 작았다. 창문으로 내다보이는 마당에는 아버지가 가꾼 꽃과 나무들이 자랐다. 무화과 나무 . 목련등. 온실도 있었는데 온실 안에는 오이, 호박, 가지. 토마토 . 상치 때로는 딸기도 있었다. 창문 너머로 마당을 바라보면서 아버지의 움직임을 보기도 하고 이웃집 학생이 담너머로 훔쳐보는 눈빛과 마주쳐 흠칫 놀라 창문을 닫기도 했다. 창문은 무언가 내다볼 수 있는 거리를 주기도 하고 때로는 방심하다가 누군가에게 들여다보도록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어머니는 밤중에 아버지 몰래 영화관에 갔다가 내 방 창문 앞에서 내이름을 부르며 현관문을 열어달라고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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