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를 통해 읽는 세상이야기

술취한 여자 -마네그림 1877년 캔버스 유채

권남희 후정 2007. 8. 1. 23:40

마네 술취한 여자

권남희수필가 정리

 

술취한 여자 그림은 보기드문 그림이다. 그만큼 화가들이 잘 그리지않는다는 의미도 있다.   귀족부인이나 처녀의 초상이 대부분인 당시 마네는 파격적인 그림을 그린 것이다.

 

 술은 나와 별 인연이 없으면서 또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셈이다.

사춘기 무렵 어머니는 30대 초반이었는 그 때부터 동네 아줌마들과 어울리며 술을 배웠다. 

 언제부턴가 어머니의 주량이 늘어가고 아버지는 어머니가 술마시는 것을 너무 싫어했다.

'누가 김가 아니라고 할까봐 그러냐'는 말도 하며 야단을 하곤 했다. 외가의 하나 밖에 없는 외삼촌이 술을 좋아했고 외할아버지도 술을 좋아해서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를 다시 전하자면, 막내이모는 순전히 술 몇잔 받아마시고 출가시켰다고 하니...

 

아버지가 질겁을 할만도 하다. 황해도 해주에서 밤중에 바다를 뛰어 월남하여 무일푼으로 살림을 일군 아버지는  술마시면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는 것을 아주 싫어하였다.           

 

내가 고등학교 때 어머니의 술실력은 최고조였다. 덕분에 애꿎은 우리 4남매만 어머니가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와 아버지에게 들이대다가 쓰러져 잠든 날은 무릎꿇고 두어기간 쯤 설교를 듣곤 했다.  그 때 나는 마음 속으로 맹세를 했다.

'술마시는 사람하고는 상대를 하지 말자!'

' 이 지겨운 집을 빨리 탈출하자' 

 

서울로 대학을 결정하고 혼자 학교를 찾아 입학원서를 낸 이유도 된다.  

그 후 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어머니의 술 실력은 줄어들지 않았다. 두ㅡ 남동생들은 어머니애게 극진히 술을 사드리고 같이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곤 했지만 나는 친정에 내려가도 나는 어머니의 술상대를 해드리지 않았다 .

'너 나 싫어하지?' 어머니는 가끔 물었다.

 

예전부 터 어머니는 소화가 되지않는다고 소화제를 사먹곤 했다. 아침 식사도 거르고 빈 속에 술을 마시기도 하더니 지난 겨울  어머니는 담낭암 말기 선고를 받았다.

그 좋아하는 술도 마시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 편하게 술자리 한 번 만들지 못했던 게 미안하기만 하다.   

 

2편 다음에

 

이글을 쓴 다음 날 새벽 (2007년 8월 2일 )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장례치르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