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를 통해 읽는 세상이야기

보나르 화가 '아침식사' 1932년 . 유채. 68* 83센티미터 파리 프티팔레미술

권남희 후정 2007. 4. 21. 19:18

 권남희 글

요즘 아침식사는 출근하느라 제대로 차려서 먹지 못한다.

간단하게 토스트와 커피, 과일이면 된다.어느 집이나 아침식사는 간단하지 않을까 짐작한다. 아침부터 잘 차려먹는 집이 있다면 아침식사에 대한 강박증이 있는  가정이거나 은퇴자의 가정 . 정도이지 않을까. 시부모를 모시고 살 때는 아침부터 제대로 된 상을 보느라 바빴다.  한동안 그렇게 살다가 잠깐 분가해서 살았는데 아침식사를 제대로 차려주고 있는지  시아버님이 기습적으로 방문하여 아침상을 확인하곤 했다. 문제는 다 먹고 출근하는 시간에 오셔서 상을 보면서 한말씀 던지는데 있었다. '아범 식사좀 제대로 차려줄 수 없냐?'  또 한가지는 아들가진 부모입장에서 너무 아들만 챙긴다는 일이다.  며느리야 밥을 먹든, 안먹든  상관하지 않는다.  몸무게 50킬로도 안되는 친구는  100킬로그램쯤되는  남편 뱃가죽이 등에 붙었다고  역성드는 시어머니의 아침 간섭으로  힘들어하기도 했다.   

 

 보나르가 그린 그림에서 아침식사 역시 간단하기는 마찬가지다.  식사가 끝 난후의 차마시는 풍경인지 모르겠지만 , 티 포트와 찻잔, 그 옆에 찬합같은 그릇에 무언가 있는 것이 전부다. 테이블에는 화려하게 여러가지 색으로 핀 꽃이 있다. 전체적으로 색상은 화려하다. 보나르 취향으로 보나르는 그림마다 색상을 화려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림속의 상황도 보나르의 시선으로 햇빛을 따라 바깥의 만개한 봄기운까지 끌어다 섞어그린 듯하다. 활기는 전염되는 것일까. 보나르가 말하고싶은 의도는 아침식탁의 생동감일까, 간소함일까,  

아침마다 부엌에서 4남매 도시락을 싸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던 어머니가 생각난다.활기가 넘치는 어머니가 볶아내는 나물과 춧고추조림 등은 언제나 맛이 있어 아침부터 꿀맛처럼 밥을 먹었다. 나의 어머니만큼 활기가 없는 나는  아들에게 식욕을 부추기지 못하는 듯하다.

나의 아들은 아침부터 인상을 쓰고 입맛없어 하는 바람에 아직도 아침에는 과일쥬스나 갈아주는 정도다.    시간이 된다면 , 허브나 꽃으로 샐러드를 만들고  꽃으로 전을 부치고 꽃에 회를 싸서 먹는 식탁을 꿈꾼다.

제대로 된 아침식사는  시간과의 전쟁이 끝난 뒤에나  여가에 이룰 수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