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남희 편집주긴이 추천하는 <알코올과 예술가> 절판이라 알라딘에 알아보기
알코올과 예술가 - 예술은 술에 얼마나 빚을 지고 있을까-
알렉상드르 라크루아 지음 (백선희 옮김) 마음산책 출판사
‘끊임없이 취해야한다. 그런데 무엇에 취한단 말인가?
술이건 덕성이건 시건 그대 좋을대로 취할 일이다-S보들레르 -
1975년생 .소설가. 프랑스 엘리트들의 산실인 파리 정치학 그랑제꼴 출신이다. 1999년 가을부터 글쓰기 작업에 몰두하고 있으며, 1998년 출판사 <그라세>에서 소설 ‘첫 의지’를 출간했고 <캄만 -레비>에서 소설 ‘지구상에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그로부터 얻는 것’을 출간했다. 이 두 소설로 프랑스 문단의 주목을 받고있다.
프롤로그
오늘날 문학은 술에 절어있다. 작가들은 술을 마시는 걸로 만족하지 않고 술을 주제로 삼아쓰기까지 한다. 술이라는 주제는 모든 장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시- 보들레르와 랭보(압셍트 술에서 삶의 양식과 색조를 찾았던 퇴폐주의 작가들과 아폴리네르의 작품들) 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알코올 중독자가 떼거리로 나오는 소설 <목로주점> <길위에서> <지브롤터의 선원><화산 아래서> 의 인물들을 잊기란 어렵다.- 에서도 발견할 수있다. 연극에서는 덜하다. 배우들의 연기가 갖는 제약들로 읊고 광기어린 행동을 하는 술에 빠진 사름들을 보여주는데 그치게 된다. 오닐이나 브레히트 또는 테네시 윌리엄스의 작품 속 등장인물처럼.
문학작품에 술이 등장하는 경우는 너무 많고 , 그 접근 방식도 참으로 다양해 그걸 일일이 조사하고 분류하자면 엄청난 시간을 빼앗기게 될 것이다. 편리상 우리는 대다수의 현대 작품들에서 술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 만족하기로 한다. 그리하여 그 같은 사실의 원인들과 의미를 파악해보려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여기서 문제삼고 있는 시대는 대략 19세기 중엽에 시작된다. 1858년 보들레르는 <인공낙원>의 초판을 출간환다. 같은 해에 특히 노동자들 사이에서 널리 번지고 있는 현상을 일컫기 위해 ‘알코올 중독’이라는 말이 사전에 실리게 된다. 이처럼 알코올 중독이라는 문제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인식은 술이라는 주제가 가져온 미학적 차원의 풍성한 수확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물론, 문학사를 보면 1858년 이전에 나온 텍스트들 가운데 술과 취기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들도 있다. 우마르 하이얌-페르시아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이자 시인- 이나 프랑수아 비용- 살인과 절도행위로 여러차례 처형당할 위기에 처했다가 사면받은 프랑스 시인으로 <유언시집>이 유명하다- 라블레(프랑스 르네상스 대표작가‘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 이야기’ 가 대표작이다 - 등이 술에 대해 예찬했다. 하지만 그러한 구절들은 그다지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 그 의도 또한 분명하게 구분된다. 술을 언급하는 현대작품들과 오래된 원전들 사이에 존재하는 근본적 차이점 두 가지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기로 하자.
첫번째 차이점은 취기를 경험하는 방식에 관계된 것이다. 고전 텍스트들에서 술은 여자와 관능적 쾌락에 대한 자각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취기는 무엇보다 쾌릭인 것이다. 비록 죄악일지언정, 또는 죄악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그것은 쾌활한 낙천가들이 애호하는 식탐 가운데 하나로 여겨진다.
그런데 19세기 부터는 취기의 위상이 정반대로 변한다. 유쾌한 것에서 심각하고 불안항 것으로 변하는 것이다.술은 신체의 균형과 정신 건강을 위협하는 한계경험이 된다. 술에 빠진다는 것은 불안한 게임에 몰두하는 것이요, 죽음을 놓고 내기를 거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한 사람의 개인으로, 다시말해 의식을 지닌 미미한 존재로 여기는 것이 현대인의 속성이다. 현대인은 자기 자신에게도 수수께끼와 같은 존재다. 예전 사람들은 최고의 시닙를 자연의 이치나 또는 창조주 시느이 존재에 두었던 반면, 현대인은 형이상학보다는 심리학에 모룯하면서 자기 내면으로 관심을 돌렸다. 현대인은 자신의 의식을 면밀히 살피고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자 쓴다.
폴발레리의 <작가노트>에서 발췌한 다음의 인용문은 그와같은 정신의 상태를 매우 잘 드러낸다.
“ 그 누구도 끝까지 , 인간 내면의 북쪽 극단까지 , 이해가능한- 상상가능한- 최후의 지점까지 , 장벽에 부딪힐 때까지 가지 않는다. 나는 무한정 나 자신을 돌아본다. 나 자신을돌아보고 있는 나를 본다.‘
현대인은 술에 취했을 때 자기 내면 속으로 빠져든다. 그리하여 가상의 북극, 기댈만한 어떤 감흥이나 믿음을 찾아 자기 자신을 돌아본다. 그러므로 취기가 현대 사회의 중요한 테마임을 인정한다고 해서 그것을 니체가 <비극의 탄생>에서 생각했던 바와 같이 주신제 酒神際 의 부흥으로 혼동해서는 안된다.
사실 니체는 오늘날의 서양인들에게는 너무도 아득한 고대 그리스의 정신을 이해해보려는 야심에서 이 주신제라는 개념을 고안해냈다. 주신제의 영역에서 술은 개개인이 자기 자신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그것은 개별화의 원칙을 깨고 영혼을 열어 인간과 자연, 그리고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다시 맺게 해준다.
술은 신과도 같다.
황홀경을 알게 해주는 초자연적인 힘인 것이다. 현대의 알코올 중독자에게는 주신제보다 낯선 것도 없다. 술을 마시면 마실수록 그는 자기 자신의 좁은 틀 속에 갇힌 채 자연과 단절된 느낌만 더할 뿐이다. 점점 더 혼자가 되고 , 내면의 심연 속으로 빠져들 뿐이다.
현대로 접어들었음을 드러내주는 두번 째 차이점은 에른스트 융거가 ‘식물의 자율적 힘’이라 명명한 것(마약, 접근과 취기‘참조)에 대한 부인否認과 망각에 있다. 예로부터 취기란, 식물(포도, 대마, 양귀비)을 토대로 만든 것을 흡입 할 때 생겨났다. 화학이 개입하여 인간과 식물의 이 각별한 관계계를 뒤흔들어놓은 것은 나중의 일이다. 이 관계는 식물들이 알 수 없는 어떤 힘을 지니고 있음을 암시한다. 실제로 식물에는 생각의 흐름을 바꾸고 끊고 부풀리는 능력이 있다. 환각을 일으키는 힘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서로 닮은 것들만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식물에 영적인 힘이 깃들어있음을 인정하거나 정신이 인간만의 전유믈이 아니라 식물과 결합되어 이루어진 것이며 자연 속에서 인간이 아닌 다른 형태로도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고대인들은 이와같은 식물의 자율적 힘을 잘 알고 있었으며 이를 찬양했다. 그 찬양의식은 고대의 주신제부터 포도주 수확 축제로 이어졌으나 19세기에 이르러 점차 그의식적 차원을 잃어버렸다.
-중략- (17쪽 마지막 줄부터 20쪽 중간까지 )
요약하자면, 술이라는 테마를 다루는 현대문학은 두 가지 점에서 이전 세대의 문학과 구분된다. 첫째로, 취기가 신이건 식물이건 어떤 외부의 힘이 영혼에 개입 된것으로 여겨지기보다는 의식의 모험으로 쳄험된다는 점이다, 둘째로 술은 문화와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추상적 요소요 수단이며, 그 소비는 오직 각자의 행동에 달 린 것이지, 예전처럼 자연의 주기나 전통에 의해 조절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와같은 전제들을 받아즐이고 나면 이 채그이 목표를 정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나는 술 소비의 세가지 형태들을 구분하려고 한다. 먼저, 수면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 내내 알코올 섭취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상습성 음주가 있다. 다음으로는 가장 널리 퍼져있는 경우로, 특별한 기회에만 술을 마시는 간헐성 음주가 있다.그리고 마지막으로 술에 대한 기호가 없는 것으로 해석되는 그러나 대개의 경우 술에 손대기를 결연히 거부하는 태도에서 비롯된 경우인 금주가 있다. 이 세가지 형태는 제각각 현대 작가들에 의해 자세히 묘사되거나 찬양되거나 비판된다.
차례
1, 프롤로그 / 2. 알코올에 빠지다 / 3. 위반을 부르다 / 4. 인공낙원의 예술가들
5. 에필로그 / 6. 덧붙이는 말 / -옮긴이의 말 / - 찾아보기
술에 대한 작가어록
* 훌륭한 작품을 얻어내려면 오랜 시간 술을 마셔야만 합니다 - 기 드보르-
* 알코올 중덕자란 정확히 어떤 사람인가? 힘겨운 현실에 당당하게 맞서기보다는 회피하려는 겁쟁이인가?
술이라는 독약의 단순한 제물인가. 선천적인 결함을 지닌 낙오자인가? 그도 아니면 달관한 듯한 냉소적인 태도와 냉담한 시선을 지닌 채 산 자들의 세상을 떠도는 유예상태의 송장인가? - 윌리엄 스타이런 - * 우리는 누구나 상대방이 무엇을 바라는지를 알면서도 마치 문제가 다른 데 있는 것처럼 행동하며 그저
화제와 형식에 매달린다. 술은 이러한 위선을 쓸어버리고 절차들을 건너뛰게 해준다. - 폴 바울즈-
* <죽음 병>은 내게 매우 중요한 책입니다 . 하루에 포도주를 6리터씩 마셔가며 쓴 책이지요
- 마르그리트 뒤라스
* 20세기 소설에서 알콜중독자라는 인물이 술꾼을 대체한다. 알코올 중독자는 노동자 조직이 아니라 중산층에서 나온다. 소설 <모데라토 칸타빌레>에서 알콜중독과 치정관계의 교묘한 유희-마르그리트 뒤라스작품
* 술이 민중을 잡아 먹고있다- 에밀졸라- ( 술로 인한 자기파괴 과정 전체를 그린 최초의 문학적 시도를 그린 ‘목로주점’을 쓰다.
* 알코올 중독자는 더 이상 아무도 건드리려고 하지 않으며 어떤 친근한 이의 몸에도 기댈 수 없는
노인들이나 마찬가지다. 엄청난 육체적 고독은 그의 운명인 것이다. - 스콧 피츠제럴드-
* 이제 이나라의 흑맥주 술병마다 딜런의 사진을 붙여야 할것이다 - 로렌스 듀럴
( 토머스 딜런시인은 1953년 39세의 나이에‘뇌세포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 알코올 중독때문에 죽음)
* 존스타인백 <통조림골목>소설=캘리포니아의 몬트레이 서민가 묘사
*“해소되지 않은 갈증은 영원히 되풀이되는 자살이다.”에밀뒤르캠<자살론> 프랑스사회학자
*<황금집게발을 가진 게>에르베의 ‘땡땡이의 모험’만화시리즈 =아독선장은 술병이 들어오는데로 비운다
* “살아있는 어머니란 자살에 대한 생각을 막아주는 튼튼한 성벽과 같다”=프로이트
* 일본왕족 “나는 알콜중독 ” 중독 치료자 상대 고백강연 (아키히토 일왕의 사촌동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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