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아름다움
칼릴지브란
나를 잠들게 하세요, 내 영혼은 사랑에 취해 있으니까요,
나를 잠에 취하게 해주어요., 내 영혼은 많은 낮과 밤으로 포만해있답니다.
불을 밝혀
내 침상 곁의 향로에 불을 지펴 주세요
내 육신 근처에
장미와 수선화 꽃잎들을 흩날려주시고 내 머리카락 위로 사향 향수를 뿌려 주세요.
나의 발 위엔 좋은 향기가 풍기는
향수를 부어 주세요
그리고 바라보세요. 읽어 주세요.
죽음의 손이 내 이마에 써 놓은 것들을 ,
잠의 두 팔 깊숙이 나를 놓아 두세요.
내 눈까풀은 피로하고 이처럼 깨어 있기가 힘이 듭니다.
수금과 류우트를 켜서
그 은빛 현들의 메아리가
내 귀에 흘러내려 흔들리게 하소서.
피리와 풀루트를 불어
그 투명한 선율로 내 가슴을 덮는 너울을 짜 주세요.
내 가슴은 서둘러 끝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나에게 루아의 노래를 불러 주시고
그 황홀한 운율로
내 영혼을 위한 양탄자를 덮어 주세요.
그리고 바라보아요, 내 눈동자를 ,
그대는 희망의 빛을 볼 것입니다.
이제 눈물을 닦으세요, 내 친구들이여,
새벽이 올 때 왕관을 높이 쳐드는 꽃송이들처럼
그대의 머리를 높이 들고
내 침대와 공허 사이에
빛의 기둥처럼 서 잇는 죽음의 신부를 바라보세요.
잠시 숨을 멈추고 나와 함께 들어봐요,
그녀의 날개가 나울대는 소리를 ,
오세요, 내 어머니의 자식들이여, 나에게 작별을 고해요,
미소 띄운 입술로 내 이마에 입을 맞추고
그대들의 입술로 내 눈꺼풀에 입을 맞추어 주어요.
내 침대 가까이 아이들을 데려와
장미꽃처럼 부드러운 그 손가락으로
내 머리를 애무하도록 해 주어요.
노인들을 가까이 오게 하여
마디지고 시들어 빠진 그 손가락으로
내 이마를 축복하도록 해주세요.
자비의 딸들을 오게 하여
내 눈동자 속에서 신의 형상을 보게 하고
서둘러 내 영혼을 데려가는
그 영원한 메아리는 듣도록 하세요.
약력 : 1883년 수많은 예언자를 낳은 레바논 출생( 산세가 매우 험한 예수의 탄생지와 밀접한 곳) . 수에즈 운하가 개통되면서 동서교역이 타격을 받아 아버지만 남은 상태에서 가족들이 미국으로 이주했으나 2년 후 다시 베이루트로 돌아와 아버지를 따라 전국을 여행하며 그림을 그리다. 1902년 무렵에는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을 여행하고 1908년 오귀스트 로댕을 만나 3년간 미술공부를 하다. 미국으로 돌아간 후 그리니치 빌리지에서 독신으로 살며 인류의 평화와 화합, 레바논의 종교단합을 호소하며 글과 그림을 발표하다 .
48세에 타계(타국에서의 외로움을 알코올로 소진하다 건강을 해침) .
김승희 옮김 -문예출판사 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