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남희의 독서일기

명화에서 만나는 상징과 비밀

권남희 후정 2009. 8. 9. 23:00

 

 

상징과 비밀 명화를 만나다

                  마틸레바티스티니 지음 /조은정 옮김 /    예경 출판사

표지 : 주세페아르침볼도, <봄> 1563년 마드리드

레알 아카데미아 데 벨라스 아르테스 데산 페르난도   

책등 : 히에르나무스 보스 ,<현세적 퇘락의 정원 >-부분 ,세폭화의 중앙 패널

   1503-4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마틸레바티스티니는 이탈리아 미술사학자이자 미술 평론가로 20세기 미술과 철학의 관계 관심이 많다.저서로 『피카소』『모딜리아니』스테파노추피와 공저한 『피카소,,천재의 작품』『정물화』『초상화』『정신의 걸작들』 들이 있다.

* 조은정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그리스의 테살로니카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목포대학교에서 미술학과에 재직중이다. 번역서로 『그리스미술』『로마미술』『손에 잡히는 미술사조』『전제군주의 꿈』등이 있다.


차례 

1. 시간 ( 우로로보스-영원히 반복되는 시간의 순환/ 오케아누스-/ 기회/ 에온/세월/ 시간의 지배자 그리스도/ 황도대/ 4계절/ 봄/여름/가을/겨울 / 12달 / 새벽, 아우로라/ 정오/황혼/ 밤/시간/ 삶/ 죽음/세상의 시대 /인생의 시기 

2. 사람 (자웅동체/소우주/그리스도/동정녀 성모마리아/성 삼위일체/ 이브/ 어머니/ 알/ 거울/ 십자가/ 후광/ 천사/ 사탄/ 괴물 / 다두체/ 테트라모르프 / 수형신 )

3. 공간( 카오스/ 코스모스/ 하늘/ 태양/ 달/대지/ 4원소/ 내세/ 낙원/ 연옥/ 림보/ 지옥/ 여행/ 꿈/ 사다리/ 산/ 숲/ 나무/ 정원/ 분수/ 미궁/ 도시/ 탑

4. 알레고리( 악덕/미덕/운수/오감/인간의 기질/ 사랑/ 학예/과학/ 바니타스 )


들어가는 글

미술작품들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가? 이 작품들에 재현된 장면은 무엇일까? 작품에서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이미지들 보다 심오한 의미가 숨어있는 것은 아닐까.

과거에는 화가들이  예전부터 이용되었던 방대한 상징의 레퍼토리로부터 자신의 작품에서 쓸 이미지나 기호들을 추출하곤 했다. 그와 동시대에 사는 관객들이라면 이러한 상징들을 곧 알아차릴 수 있겠으나, 우리 현대인들로서는 이러한 상징들을 해석하기가 쉽지 않다. 상징은 작품을 구성하는 핵심요소들로 , 이들을 해석하지 않고서는 이미지가 전달하는 이야기와  그 안에 담긴 메시지를 이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중세의 사상은 고대 문화의 주요한 상징 기호들을 새로운 종교적, 신학적 개념의 틀 속에서 재조직했고 , 그 과정에서 선과 악의 원리들을 분명하게 구분하는 이분법적인 관념이 자리잡게  되었다. 이러한 중세의 사고체계에서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주요 등장인물들 역시 선과 악의 양 진영으로 대립한다. 즉 그리스도와 성모, 천사들과 성인들이 한편을 이룬다면 사탄과 그의 졸개들은 반대편에 포진하는 것이다. 로마네스크 미술에는 이처럼 과거의 전통에서 유래한 상징들이 풍부하다. 이러한 움직임을 주도한 이들은 고대의 필사본들을 독해하고 번역했던 인문주의자들이었고 , 그들의 연구결과는 당시 발명된 인쇄기술을 통해서 널리 유포되었다.

서구 사회는 이처럼 번역 출간된 고대의 문헌들을 통해 메소포타미아와 인도, -이란, 이집트 문명같은 까마득한 고대의 전통들까지도 되찾게 되었다.

15-16세기 ‘ 상징적인 이미지’들은 단지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신화 뿐만 아니라 , 프라톤 철학 , 그리고 유대교의 카발라에서 비롯된 헤르메스 비교와 비교전통에서도 깊은 영향을 받았다. 이러한 지적 환경에서 미술작품은 연금술을 통한 물질의 변화와 비슷한 ‘새로운 우주의 생성’ 아니면 ‘ 제 2의 자연’으로 여겨졌다.

때문에

르네상스 미술가들은 미술 작품 속에서 연금술의 상징들을 ldddy해서 우주의 창조과정과 조화의 단계들을 재구성했으며 , 또한 ‘친밀한 지인들’ (후원자들 , 인문주의자들, 화가들, 학자들) 의 집단에 속한 관객들만이 작품의 중요한 윤리적 지적 가치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17세기에 와서는 상당한 분량의 도상학 자료들이 논문과 사전의 형태로 축적되었고, 이러한 문헌들은 미술가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이용하는 상징물과 그것에 해당하는 의미를 효과적이며 분명히 표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17-8세기 동안에 미술가들은 거의 기계적으로 이러한 상징들을 남발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이미지에 담긴 보다 심오한 의미들이 점차 사라지면서, 상징적인 이미지들은 단순히 교훈적인 도상으로 변해갔다.

18세가 말의 환상적인 회화들, 낭만주의 문화, 19세기의 상징주의는 상상과 무의식에서 끌어낸 이미지와 의미들을 이용하여, 예술에 대한 잔 자연주의적인 관점을 다시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미술가들은 초현실주의같은 미술 경향에서 자신들의 미학과 창작의 원리들을 과거의 비교 전통과 직접적으로 연결짓게 되었다.  이 책의 목적은 현대의 독자들과 미술관 관람객들이이미지의 세계 안에서 헤매지 않고, 유명한 작품들을 감상할 때 그 안에 숨겨진 의미까지도 읽어낼 수 있도록 돕는데 있다. 미술작품들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절대로 단일하고 확실한 해석이 나오는 경우가 없으므로 본질적으로 논쟁의 여지를 내포한다.

다만 우리들은 다양한 미술작품들을 읽어낼 때 여러 가지 다른 단서들을 제공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간략한 도상학의 설명이 개별작품에서 다루는 주제와 그에 관련된 대단히 복합적인 의미들을 모두 밝혀낼 수 없다는 점을 미리 밝혀두고자 한다.

본문은 주제에 따라 분류했다. 제 1부는 시간의 상징에 해당한다. 여기서는 유럽의 역사적 시기마다 미술가들이 이용했던 주요한 시간의 의인화들을 통해서 현세적 시간의 개념이 어떻게 재현되었는지를 살펴본다. 제 2부의 주제는 ‘인간에 대한 상징이며 , 서구의 종교와 철학적 전통으로부터 비롯된 문화적이며 인류학적인 인간의 원형들을 설명한다. 공간의 상징들을 다룬 제 3부는 우리를 둘러싼 세계 안에 숨겨진 ’신비한 ‘ 공간들로 독자들을 인도하며 제 4부 알레고리는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도상학의 테마들을 설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