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기념회

권남희 수필가 <육감&하이테크> 사인행사 교보문고 강남점 10.27

권남희 후정 2011. 10. 29. 14:15

 

 

프로그램 제 5수필집 《육감.hwp

<육감과 하이테크> 축사

마트로시카 인형처럼 의외성과 다양함

유 혜 자

권남희 작가를 보면 한 때 고르바초프인형이라고 불린 러시아의 목각인형 마트로시카가 생각납니다, 뚜껑을 돌려서 열면 또 인형이 나오고 다시 열면 또 나오고 다섯 개부터 많게는 열한 개까지 인형이 나오죠. 이렇듯이 얼핏 보면 화사하기만한 중년 작가 권남희씨 안에는 또 다른 권남희씨가 여러 개 들어 있습니다.

외모처럼 도시적인 감각의 권남희씨가 작품 「아버지의 삽」에 나온 것처럼 농부의 딸이고 거시기란 말도 자주 쓰는 시골 여인 이란 의외성, 육감을 믿고 또 하이테크 세상을 살아가는 만능이고 멀티플레이어, 어려서 화가가 되고 싶었던 욕구를 찍어내는 사진작가 권남희, 진취적이고 자유를 구가하면서 보수를 고집하는 정신과, 주부이며 찐한 모정의 어머니, 글쓰기 지도자와 문학지 편집인으로 시간을 쪼개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살아가는 작가 권남희씨 등 여럿입니다. 이번 출간한 책 『육감과 하이테크』도 수필집인가 하면 사진첩이고 한글 책인가 하면 영역문도 실었습니다.

작품 「어긋난 계획」을 보면 ‘인생 파일에는 뜻을 이루지 못한 계획들이 성공한 계획보다 많이 쌓여 있다’면서 30대초반 힘든결혼생활을 유지하며 두 자녀의 양육과 교육을 도맡았던 내공을 부여주고 있다. 논술교사 등 직업전선에 뛰어들어 안생 도약을 꿈꾸었던 시기를 지내고, 마흔 살에 인생 3모작을 꿈꾸던 때의 얘기가 나옵니다.

 영국의 헤이온 와이 서적왕 ‘리차드’처럼 책 마을을 세우려는 꿈으로 우선 영국유학 준비로 새벽마다 어학공부도 다니고 돈도 착실히 모았습니다. 그런데 유아교육을 전공한 딸이 갑자기 미국 본사에서 뽑는 어려운 인턴사원에 합격해서 그 수속비용과 체재비용으로 전용하면서 자신의 계획을 책 마을이 아닌 독서건물을 마련하는 것으로 수정합니다.

남보다 많은 현재의 일을 잘 수행하고 또 남다른 계획을 갖게 된 데는 시간을 쪼개어 사는 속에서도 새로 나오는 좋은 책들을 꾸준히 사서 읽고 정보를 수집하는 버릇이 큰 힘이 되었을 겁니다. 새로운 정보 속에서도 옛 것을 존중하는 온고이지신 정서이면서 밀도 있게 재미있는 작품을 쓸 수 있는 것으로 짐작합니다. 기존 수필의 규격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수필, 참신한 시도도 진부한 기성 수필인들이 본받아야 할 점입니다. 싱싱한 소재는 읽는 이에게 활력을 주고 탄력 있는 구성이 지루하지가 않습니다. 어느 글을 읽어보아도 줄여낼 군더더기가 없고 참신하고 예리한 시각, 통찰력도 긴장감을 줍니다.

좋은 수필은 독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합니다. 정적 즐거움 지적 즐거움 깨달음의 즐거움 심미적 즐거움 등 여러 가지인데 오늘의 주인공 권남희 씨의 『육감과 하이테크』야말로 읽으시면서 정적 즐거움과 심미적 즐거움 등을 느끼시게 될 줄 압니다.

그런데 남에게는 이런 저런 즐거움을 주는 글이지만 필자 자신은 즐겁지만은 않은 시절이 있었습니다. 10 여년 동안  자녀를 양육, 교육시켜야 하는 어머니로서의 처지를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열심히 사는 기회로 삼았던 것 같습니다. 국문학 사상 가사문학의 백미를 이룬 정송강 같은 분은 유배를 가서 외로움 속에서 절창을 남겼고, 도스토예프스키 같은 이는 작품을 끝내야 양식 살 돈이 생겨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절박함 속에서 명작을 낳았다고 하죠.

권 작가님도 자신이 겪은 일상이나 생각, 체험을 승화시킨 글들을 책에 담았습니다. 수필을 공부하는 분이라면 권 작가님이 그런 체험과 생각을 어떻게 승화시켰는지 재미도 있으면서 공부가 되실 겁니다. 선배나 기성작가들도 재미있어서 주변에 권하실 것입니다. 그야말로 하이테크로 무장하고 독서와 담을 쌓은 젊은이들에게도 기쁘게 권해서 잊고 있던 휴머니즘의 귀함도 일깨워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즐겁게 읽으시고 이 자리에 계신 분들도 좋은 글을 쓰시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1년 10월27일 사) 한국수필가협회 전 이사장

 

                  덕성여대 평생교육원. MBC아카데미 롯데잠실 목요수필 . ㅇ유혜자 수필가MBC라디오 前 PD .지연희 한국문협수필분과회장. 이옥희 한국여성문학인회 허ㅣ장 .김의배 수필가(송파구사진작가협회 회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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