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수필집

송복련수필집 물의 시선 한국수필출판부

권남희 후정 2017. 6. 1. 16:28

 

물속의 달을 보았다.

 

권남희수필가 ( 한국수필가협회 편집주간)

송복련 수필가를 대하면 <물속의 달The Moon under Water >-조지오웰 산문집 『나는 왜 쓰는가』수록 - 을 생각하게 된다. 뜰이 있고 장작을 제대로 때는, 도자기 머그잔에 흑생맥주를 팔며 부모를 따라온 아이들이 뛰어놀다가 끼니까지 해결할 수 있는 펍. 얼마나 다정한가. 영국에서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 술집이었다. 따뜻하고 낭만적 분위기의 펍을 조지오웰은 희망하며 이 에세이를 <이브닝 스탠더드>지에 게재했다.

<물속의 달>작품을 읽고 송복련 수필가는 수많은 글쓰기의 길이 열려있는 것을 깨달았던 듯 싶다. 수필쓰기에서 터닝포인트를 한 시점이 그때이지 않을까 짐작할 수 있다.

당시 가지고 있던 수필쓰기에 대한 형식상의 관념과 애매성으로 송복련 수필가는 신경성 통증을 앓고 있었을 것이다.

대부분의 작가는 선천적 기질대로 글을 쓰게 되며 그 시간이 쌓여 지문처럼 문체에서도 틀이 생긴다. 어쨌거나 한동안은 즐겁게 글을 쓰지만 어느 때 문득 그런 ‘투’에 작가 자신도 매너리즘을 느끼고 벽에 부딪히고 만다.

송복련 수필가는 등단 15년이 넘었는데도 수필 앞에서 진지하고 겸손하면서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엄청난 공을 들이느라 끊임없이 노력 하고 있다. 글쓰기는 어떤 식으로라도 몸을 움직여야 살아있는 글이 되기에 독서 뿐 아니라 여행하고 문학관, 전시장 등을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감각을 단련하고 있다. 끈질긴 관찰력으로 사유는 깊어지고 단단한 문장력으로 작가의 세계를 이루었다. 이제 통찰력을 바탕으로 사물에세이 쓰기를 시도하여 작가의 다양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뿐만 아니라 주변 모든 것들과 관계맺기를 하면서 관통하는 글쓰기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국어교사로 오랫동안 재직하다가 수필가로서도 월간 <수필과 비평>등단하고 다시 월간 <한국수필>로도 등단을 하였는데 프로작가로서 야망을 버리지 않고 늘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는 형이라는 것을 느낀다.

송복련 수필가와의 인연은 포항호미 곶까지 거술러 올라간다.

2007년 한국수필가협회 국내심포지엄 때 뜻하지 않게 나는 주제발표를 하게 되었고 장호병교수가 질의를 했을 때 대구 수필가들 일행 속에 송복련선생도 있었다. 우리는 심포지엄을 마치고 뒷풀이 장소로 옮겼다. 얼굴은 보이지 않아도 서로의 목소리만 들으면서 캄캄한 바닷가에 앉아 노래를 하다가 다시 20-30분 차를 달려 노래방으로 옮겼다. 그날 처음 본 우리는 30년지기처럼 왜 그렇게 스스럼없이 노래를 부르며 행복해했는지.

어느 날 서울살이를 시작한 송복련 수필가를 강남수필교실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충분히 홀로서기로 패를 둘 수도 있었지만 인내하며 나와 함께 文문의 길에서 손을 잡은 선생에게 축복의 시간을 선물해야겠다.

『물의 시선』 수필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2017년 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