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일을 그만 둘 때는 전성기에 물러나고 몸을 두려거든 홀로 외진 곳에 두어라 -채근담-
2009년 5월 23일 토요일 아침 믿고 싶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
노무현 대통령의 투신자살이다. 누군가는 대통령 죽음에 '서거'를 써야하는데 자살이나 투신을 언론에서 썼다며 지적했다.
인간적으로 슬프다. 모든 것을 이루었다고 생각한 정점에서 수직으로 추락한 것이다. 주변에서 그를 조용히 살도록 그냥 두지 않았다. 고향으로 돌아간 그를 이용하려 했던 정치지망생이나 정치인들은 반성해야 한다. 얼마나 큰 환멸을 느꼈을까. 그것은 또 부메랑이지 않은가. 문득 청문회 스타로 정치권에 발판을 만들었던 그의 젊은 모습이 떠올랐다. 자신이 과거에 보수 집단을 향해 칼날을 들이댔던 그 당당했던 카리스마가 자신을 응징하는 비수가 된 것이다.
노무현은 네티즌의 힘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첫 케이스라고 본다. 그 마력은 대단했을 것이다. 당원보다 네티즌의 힘은 괴력에 가까웠다.
정치인은 이리떼같다는 생각을 한다. 자기가 살기위해, 상대를 죽이기 위해 누군가를 목매달아야 한다. 정치인이 국민의 생활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당의 이익을 위해 싸움을 벌이고 상대를 공격하는 일로 소모전을 벌이는 행태를 볼 때 분노가 치민다.
국민들도 그렇다. 개인은 대부분 현명하고 지혜로은 인격체들이다. 하지만 대중적인 반응을 볼 때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 보이지 않는 조종 세력에 휩쓸리고 무책임한 행동을 서슴지 않기도 한다.. 마치 먹을 것을 바라보는 개의 모습같다. 주인이 개에게 먹을거리를 들고 있다가 이리저리 던져주는 시늉만 해도 따라서 몸을 바로 날리는 어리석음이다.
자신의 죽음으로 일파만파를 막으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칼날같은 의지 , 그 과격한 메시지가 정치권에 또 다시 악용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IMF보다 더 어려운 이 시기 국민들의 살길을 찾아주어야 하는 게 정치인의 할 일 아닌가. 하루 종일 일을 하지 못한 채 TV 앞에서 서성거렸다.
만약에 ......
그가 컴퓨터도 끊고 외진 곳에 몸을 두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권남희 월간 한국수필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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