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남희 수필

육감과 하이테크의 만남 권남희칼럼

권남희 후정 2010. 1. 24. 16:37

       

한국통신사업회 (KTOA) 2009. Summer

 육감이 하이테크로 살아나는 세상

                                          권남희

지하철에 탄 젊은층을  보면 개개인의 디지털 소통 도구가 다르고 다양하다는 것을 느낀다.  iPTV(인터넷 방송), 모바일 TV(휴대폰과 방송), 모바일 인터넷 (휴대폰과 인터넷) 등이 다양하게 개발 되고 선택의 폭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 보급률 100%대라는 휴대폰으로 시작하여 하이테크로 무장한 유목민이다. 어떤 소식이든 실시간으로 소식이 퍼져나가 세계를 돌아다닌다.

유선 전화가 전부였던 세상에서 3-5세 유아의 인터넷 사용률이 50%를 넘어가고 있는 베이비네티즌1) 시대로 통신사회가 진화 되었다. 아이들의 놀이터가 컴퓨터나 휴대폰이 되어 게임을 하고 화상통화를 하고 이메일을 주고받는다. 초등생들은 인터넷에 ‘꽃보다 남자’류의 연애소설을 쓰고 있다.

집안에 혼자 틀어박혀 컴퓨터나 TV , 애완용 동물과 소통하는 건어물녀가 등장한 지 몇 년이다. 일본에서 먼저 시작된 이 증후군은  주로  바깥 사회에서는 커리어 화려하고 아무 문제없는 여성들로 결혼 할 생각은 하지 않고 연애에도 뜻이  없어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 혼자서 디지털기기나 인터넷을  벗 삼으니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다. 한동안  아이러브 스쿨이 전국을 들끓게 하고  사이월드가  전국의 젊은 층을 사이버 폐인으로 만들어가며 통신에 열광하게 하였다. 언제 어디서든 통할 수 있다는 매력에 빠져든 것이다. 

빛처럼 빠르고 정확하고 직접 만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에 지구촌 수십억 커플들이 사랑의 메시지를 주고받고 우정을 나누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혁신적 장점에도  인간의 정서 나눔은 더 뜨거워야하는지 활자를 발견한 ’직지심경’이래 600년 만의 대단절2)이라고 우려하는 소리도 높다. 도구가 계층을 고립시킬 만큼 세대 간 불화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명의 이기가 사적인 시간과 동아리의 팀웍 공간을 많이 선물한 것처럼 세대간  스킨십 운동도 더 벌여야 한다.  

졸지에 고아가 된 열 세 살 딸에게 감옥에 갇힌 몸으로 매일 편지를 써서 위대한 정치가를 만든 인도의 네루처럼 앞으로 통신 분야의 사업은 부모의 마음, 연인의 마음으로 다가가는 프로그램으로 다시 열광하게 해야 한다. 알만큼 알아버려 적당히 무관심해지는 이 이 시기,  스팸 정보에 지쳐 고갈되어가는 인간의 마음에 뜨거운 불을 지피는 불쏘시개 역할의 무엇을 기다린다. 미아나 실종자 찾기 정보를 보내는 것처럼 통신회사에서 사랑을 기다리는 모든 계층 맺어주기는 어떨까 한다.   

1) 중앙일보 제 12772호 이희성기자 .김승현기자 글 중에서

 2) 이규태 칼럼 ‘불혹시대’ 중에서   

라디오가 세상과 통하는 유일한 문명이기였던 시대를 생각한다. 불과 오십 년전의 일이다. 우리의 할머니나 어머니들 삶은 통하는 게 없어 갑갑할 것 같았겠지만 연륜 깊은 지혜로 시공간을 초월하여 자식들과 교감을 나누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짐작해냈다. 그녀들의  육감은 무서울 정도로 들어맞았다. 전력을 다해 기도하고 생각하다보니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 일에는  공명 현상이 작용하여 무언가 전달되었다고 짐작한다.  

특히 가족이나, 멀리 유학 간 자식에 대한 생각이 보이지 않는 자기공명으로 전달되는 지 사고를 당하기 전 날은 꼭 ‘느낌이 안 좋으니 조심하라’는 전화가 왔다. 과학이 덜 발달할 때는 사람의 기능이 더 첨예하게  작동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개인 컴퓨터가 나왔을 때 빌게이츠는 세상은 생각의 속도로 변한다고 예측했는데 생각하고 마음만 먹으면 장소가 외국이건 한국이건  바로 보내주고 받는 세상이다. 디지털 통신 기기 도움을 전적으로 받고 살아가는 지금 애를 태우고 기다리지 않아도 외국으로 공부하러 나갈 때 휴대폰 로밍을 해가지고 간 아들에게서 샷메일(shot mail)로 공부하는 모습이 전송오고 동영상 메일이 온다. 답장으로  아들에게 아침마다 휴대폰 문자로 채근담의 좋은 문구 하나씩을 보내주며 용기를 북돋워주고 화상으로 대화를 나누는 정도로 위로와 정성을 쏟는다.      .   

 아들이 공부를 마친 후 결혼도 하여 또 그 아들이 자라서 내 앞에 나타날 때를 상상한다. 그때는 디지털 탯줄3)에 자신의 DNA등 신상정보를 담고  의식주 컴퓨터를 입고 올 게 분명하다. 시공간을 초월해서 온 아이는 나의 상태를 컴퓨터로 점검하면서 입력되는 정보를 믿고 나를 그대로 판단 할 것 아닌가. 나 역시 예전 할머니처럼 초월적 지혜와 연륜으로 맞이해야 할 것이다.              

2020년부터 만물지능 통신망4)이 단계적으로 실현된다는 발표 자료에 이것은 마치 우리 할머니세대의 육감 능력이 실현되고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졌다.  시간망과 공간망 , 사물망 . 1억 종 이상의 생물에 바코드가 붙여지는 생물망,  입고 먹고 마시는 컴퓨팅 기술을 가지는  인간망, 거기다 같은 문화를 즐기는 글로벌 종족이 등장하는 문화망까지 놀랍기만 하다. 

과거 50년 동안 일어났던 변화가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이 되고 있다. 패스트푸드로 시작한 세계 문화는 의류사업까지 패스트 문화로 바꾸고 통신에서도 지금 전자파보다  만배 빠른 테라헬츠5)가 개발되고 있다.  

3) 일요신문 제 408호 정동선 해외정보작가 글에서  

4) 2009. ‘통신연합’ 봄호  차원용 글 ‘미래방송 통신 융합기술 대 예측 ’- 시간망.공간망.사물망. 생물망 등을 융합시킨 기술     

5) 2009. ‘통신연합’ 봄 호 차원용 글

컴퓨터가 도자기를 디자인하고 구워내는 도공 일을 하는 세상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  가장 필요한 것은 과거 우리가 공동체 속에서 서로 돕고 살았던 아름다운 풍습들이다.  

통신기기가 발달하여 소통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듯 보이지만 우울증 환자가  늘어나고 덕분에 호황을 누리는 곳은 정신과 클리닉이라고 한다.  아이러니한 현실 앞에서 사람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진심이 통하여 모두 행복한 통신세상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