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일 사진작가 촬영 . 2010년 5월 롯데잠실피천득기념관에서
멍청한 여자의 오후 3시
권남희 월간 한국수필 편집주간오후 3시 넘으니 졸음이 나를 덮친다. 하루일과의 마무리쯤왔다고 느끼는 인체리듬때문일까.
출근은, 시간 때문에, 버스 때문에, 놓쳐버린 전철 때문에 , 물론 앉을 자리가 없는 것을 알지만 붐비는 전철 안 때문에 늘 스트레스를 받는다.
좀 더 일찍! 을 외치며 알람을 맞춰놓는다. 못들었던 것인지, 울리지 않은 것인지 항 상 그 시간이다. 5시 10분 ......더 일찍 4시 에 일어날 수는 없을까.
잠이 없어 고민하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잠이 많아 내 자신에게 화를 낸다. '이 잠탱이!!! 그래갖고 무슨 일을 한다고'
학교다닐 때 시험공부한다고 밤을 새워 본적이 없다. 일단 잠을 자둔다. 내일 일은 내일 만나자! 였으니.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집안일을 마구 해대기 시작한다. 좀 미련한 구석이 있어 머리를 써서 살살 하지않고
일을 몰아서 있는 힘껏 거칠게 한다. 오후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 올때쯤 되면 피곤이 몰려온다. 참을 수 없는 잠이 나를 덮치기 시작할 때 아들이 친구를 데리고
학교에서 돌아온다. 나는 간신히 간식을 챙겨주고 쓰러져 잔다.
어느날 아들이 방문 앞에서 나를 바라보며 친구와 주고받는 말이 들렸다.
"우리 엄마는 맨날 저렇게 잠만 자! 참 , 내 " 거의 혀를 차는 수준이고 느낌에 손가락질도 하는 것같다.
'어?! 그게 아닌데, 오전에 얼마나 몸이 부서져라 일을 했는데 , 색갸! ......'
정신이 번쩍 들었다. 머리를 써야 했다. 그 뒤로 나는 오전 일을 대충하고 아이가 있을 때 공부를 했다.
당시 '열애'를 부른 윤시내의 "열심히 공부하세'노래가 유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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