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남희의 독서일기

야생초편지 -나는 그에게서 내 삶을 위로받는다

권남희 후정 2007. 4. 18. 18:13
 

 

야생초 편지

          황대권 -도솔출판사-

황대권 ( 1955년 서울생. 서울농대졸업. 뉴욕 소재 사화과학대학원에서 제 3세계 정치학을 공부하던 중 , 학원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2001년 6월 8일 <이제는 말할 수 있다>를 통해 국가기관에  의한 조작극이었다고 사건의 진상이 세상에 널리 밝혀졌지만 그때는 이미 그가 서른이던 1985년부터 1998년 마흔 네 살이 될 때까지 13년 2개월 동안의 황금같은 청춘을 감옥에서 보낸 후였다.

내 인생을 내 의지로 내가 바꿔 나갈 수 있다고 철썩같이 믿었던 젊은 시절, 무기징역 선고는 날벼락같은 것이었다. 그는 일대 혼란에 빠졌고 그것은 이제까지 그가 살아온 길과 세상의 이치에 대해 처음부토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우연히 교도소 벽에 도배된 <카톨릭 신문>의 천주교 순교사를 읽고 자신 또한 분단된 국가의 희생자 또는 순교자라는 생각에 , 열세살 어린 나이에 고문을 견디다 순교한 유대철 성인의 세례명인 베드로를 우리말로 바꾸어 ‘바우BAu'라는 이름으로 종교생활을 시작하였다. 60일 동안의 모진 고문과 추가징역도 두려워하지 않고 난동을 부린 죄로 온몸과 팔마저 묶어 가두는 두 달간의 징벌땅 생활로 체험한 두 번의 죽음을 , 당시 하염없이 ’주여 , 왜 나를 버리시나이까‘ 라는 노래를 부르며 기도했지만, 그는 신으로부터 아무런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교도소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이 좌절되자 그는  고정된 인격신을 넘어 모든 것에 편재한 하나님을 추구하게 되었다. 도가사상은 그런 생각의  변화에 큰 도움을 주었다.

그 전에는 잘 보이지 않던 사소한 물건이나 벌레, 풀같은 존재들이 신려읏러운 존재로 다가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감옥 안에 야생초 화단을 만들어 100여 종에 가까운 풀들을 심어 가꾸며 징역생활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것은 감옥의 역사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었다. 감옥은 더 이상 그에게 투쟁의 장소가 아니라 존재를 실천하는 곳으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그 이후 많은 문제들이 잘 풀리기 시작했다. 엠네스타 -국제사면위원회 -에서 지원이 들어오고 외국으로의 서신 왕래가 허락되어 영국 펜클럽 명예회원 자격으로 연락을 주고받게 되었다.  마침내 1998년 오랜 영어 생활에서 풀려나 전남 영광에서 농사를 지을 때 노르웨이 국영방송(NIR)이 찾아와 그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를 제작, 방영하여 노르웨이 전역에 알려지는 유명인사가 되었다. 1999년부터  2년 동안은 유럽에 머물며 영국의 임페리얼 대학에서 생태농업을 공부하면서 변화하는 세계의 모습과 유럽의 대안공동체들을  살펴보고 들아왔다.

이즈막 그는 활발한 저술과 강연, 와중에 청년시절부터의 오랜 숙원이었던 생태공동체의 실현에 온 열정을 쏟으며. 2001년부터 현재까지 생태공동체연구모임 ( www.commune.or.kr)을 이끌고 있다. 저서 ‘백척간두에 서서 ’-공동체 시대를 위한 명상- (사회평론1993) 와 세계공동체 탐방기인 공저 < 세계 어디에도 내 집이 있다>한겨례 2002- 역서 <가비오따스- 말 2002-와 논문 < 대체 농업의 상호비교에 대한 연구 - 자연농업을 중심으로> 가 있다.

현재 지난 2년간의 유럽체험을 바탕으로 인권과 생태문제의 연관 속에서 정치, 사회그조, 인간 관계를 재조명하는 ‘유럽기행’을 준비하고 있다.              

차례 

추천의 글  / 이해인

 편집자 노트 / 나무선



1. 안동교도소에서( 92-93)

* 내 작은 야생초 밭  / 생쥐란 놈들이 / 사회참관 / 홍콩영화 / 인재를 당한 내 꽃밭

며느리밑씻개 / 스타펠리아-자라고 영그는데는 다 때가 있다  / 참외꽃의 애잔함

달개비/ 이 풀더미를 한 평만 떼어다 / 들풀모듬 / 제비꽃 / 모듬풀 김치 /풀과 꽃이 만발한 교도소 / 그리운 얼굴들 / 입안에서 살살 녹는 밤 / 야초차에 탐닉하다

2. 안동 교도소에서 ( 94년)  

씨앗 / 끈기를 가지고 행하되 조화와 균형 속에서 / 야생초들은 귀중한 옥중 동지

한밤의 콘서트/ 꽃밭이 아니라 완존히 똥밭 / 강도와 교도관 / 강아지풀 / 뻗어라, 오이덩굴 /닭의 덩굴 / 오줌은 최고의 생수/ 딱지꽃 / 녹두 / 주름잎 / 방가지똥 / 여뀌 / 거미 / 루드베키아- 생명력과 보존력이 뛰어난 서양꽃 / 황금 / 까마중

3. 안동교도소에서 ( 94)   

목표물을 향한 무한한 인내심 / 매듭풀 / 땅빈대 / 정글의 법칙 / 수까치깨 / 돌콩 / 왕고들빼기 / 마 / 괭이밥 /쇠비름 / 중대가리풀 / 비름 / 명아주/ 박주가리동굴 / 국화없는 가을은 없다

4. 대구교도소에서 ( 94-96)

대구교도소로 이감/ Kwon Field / 초피나무 논쟁 / 함박꽃에 얽힌 논쟁/ 뽕방 아이들/ 나팔꽃 명상 / 괴식을 하더니 기어코- 모기이야기 / 옥담 아래 뜀박질 / 양파계란 부침 / 무위에 의한 학습/ 문신 / 조뱅이, 좃뱅이 치다 / 관찰력 / 사람을 생긴 그대로 사랑하기 얼마나 어려운지

5. 대전교도소( 97년 )

대전 교도소로 이감 / 위대한 청개구리 / 수크령 / 두감쑥차 / 가을 운동회 / 비둘기의 자식사랑 / 십전대보탕

뿌리내리기 -황대권



235쪽 -황대권이 깨달음을 통해 쓴 시 


사람을 생긴 그대로 사랑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이제야 조금은 알겠다


평화는 상대방이 내 뜻대로 되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그만둘 때이며

행복은 그러한 마음이 위로받을 때이며

기쁨은 비워진 두 마음이 부딪힐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