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를 통해 읽는 세상이야기

욕조안의 나부 1938-1941년 뉴요크 122* 151.3센티미터

권남희 후정 2007. 4. 21. 22:35

 

 

권남희 글

욕조안의 나부모습이 잡힌다. 자세히 보면 옥조 옆으로 까만 개도 앉아 있다.

보나르의 특징은 화려한 색을 쓰면서 색과 색 사이 경계가 없어 모호하지만 살짝 떨어져서 보면 윤곽이 잡히는 것이다. 보나르의 색에 대한 상상력은 자유자재인 것같다. 보통 욕조가 있는 곳은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터일이나 돌 등으로 마감을 하지않았을까.  1930년대 말의 건축자재가 얼마나 화려하고 양질의 것인지는 모르지만 욕조가 있는 곳의 타일이나 돌이 보나르 그림에서처럼 화려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벽에 칠한 분홍, 보라, 노랑, 주황 등에서 보나르의 색에 구애받지않는 정서를 느낀다. 중산충에서 자란 배경이나 고갱을 만나 실기지도를 받은 것을 볼 때 색감에 대한 능력을 무시할 수 없다.당시의 그림에 이동식으로 보이는 욕조가 있는 것을 보니  프랑스라고 건축발달이   별반 차이가 없었나보다. 파리에서 좀 떨어진 퐁토네 오 로즈는 보나르가 출생한 곳이지만 시골이었을까. 장미 명산지로 유명한 곳에서 보나르의 색채감각이 키워졌을 지 모른다.  .  

 

보나르의 그림에서 나는 늘  사람으로 넘치던 우리 동네  공중목욕탕을 생각했다. 그 시절은 가정에 별도로 목욕 탕이 지어져있지 않았다. 겨울이면 겨우 한달에 한 번 정도 공중 목욕탕으로 큰 행사처럼 어머니를 따라 빨개감까지 챙겨가던 기억이 있다.

중학교에 들어가서도 집안에 목욕시설이 만들어지지 않아 여름이면 깜깜한 마당의 수돗가에서 벼락치기로 목욕을 해야 했다.  어느날인가. 세들어사는 남학생도 잠이 든 것같아 수돗가에서 목욕을 하고 있는데 남학생이 오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나는 깜짝놀라 피한다는 것이 우리집쪽으로 가야하는데 당황을 하여 거의 벗은 상태로  그 남학생 집쪽으로 달아났다.  다행히 캄캄하여 위기를 모면했지만 어머니한테 엄청 깨졌다. ' 푼수아녀?  왜 꾀 벗고 그집으로 뛰어'   그후 그 남학생이 지나가면 나를 알아보았을까봐 혼자 민망해하곤 했지 무언가. 그 학생도 분명 내가 수돗가에서 밤마다 목욕을 한다는 사실을 짐작했을 것이다.  

 

어렸을 때 외가에 가면 그 동네 처녀들이  강가로 목욕하러 간다는 뉴스를  흘리면서 흐흐거리고 몰려갔던 기억이 난다.

달이 뜨지않는   여름날 강가에서 목욕하던 시대는 더 스릴있었지 않았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