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남희의 독서일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로버트 뉴튼 팩 지음

권남희 후정 2008. 3. 2. 23:28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이야기 (원제: A no pig Would Die )

              -어른을 위한 동화-  로버트 뉴튼 팩 지음 - 집사재 출판

                 옮긴이 안종섭 (부산 출생. 성균관 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 

로버트 뉴튼 팩 ( 뉴튼 팩의 첫 번째 소설이다. 후속 편 '하늘 한 조각‘과 공전의 베스트 셀러 ’스프‘시리즈 열세권을 포함한 60권의 작품을 발표했다. 지은이의 작품 대부분은 자신이 성장한 버몬트 농촌 지방에 뿌리를 박고 있다. 현재 플로리다  롱 우드에서 살고 있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남자 돼지 죽이는 일이 직업이었던 내 아버지 헤이븐 팩에게 이 책을 바친다- 

* 열두살 주인공 ‘나’는 자신을 괴롭히는 에드워드 대처를 두려워한다. 셰이커 교도라 놀리는 대처를  피해 중간에 학교를 나와 집으로  돌아가던 중 옆집 아저씨가 기르는 젖소의 하나인 ‘에이프런’이 , 사백오십킬로그램이 넘는 거구로  쓰러져 버둥거리는 모습을 발견한다. 송아지를 출산하느라 곤혹을 치르는 소에게 달려간 주인공은 자신의 바지를 벗어 송아지에게 붙들어 매 나오도록 돕는다. 다시 에이프런이 목에 무언가 걸려 질식할 것 같아 손을 집어 넣었다가 소에게 물린 채 질질 끌려가고 만다. 병원도 아닌 집안 식탁에 눕혀진 채 소에 의해 찢어진 아들을 꿰매는 엄마를 느끼며 아프다는 소리도 내지 못한다. 나는 에이프런의 주인인 테너 아저씨로부터 새끼 돼지 한 마리를 선물 받는다 . 에이프런의 갑상선 종양을 떼어주고 쌍둥이 송아지를 출산하도록 도와준 선물인 셈이다. 아저씨 테너는 나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송아지 한 마리의 이름을 내 이름을 따 밥이라 지었다.  나는 자전거 한 대도 살 수 없는 형편인 셰이커 교도집안의 아들이기에 돼지를 잡는 일로 막고 살아가는 아버지에게서 나는 죽음의 냄새도 알고 있다. 선물받은 돼지이름을 핑키라 짓고 가족처럼 소중하게 대하며 키우는 나는 공부보다 아버지와 함께 하는 시간이 더 소중하다.    

아버지를 도와 울타리를 고치고 건초를 마차에 싣는 등 들일을 마다않는 나는 아버지와 많은 대화를 나누며 이웃과 어울리는 생활에  정신적으로 성숙해나간다.  소품평회에 테너아저씨의 배려로 핑키를 데리고 출전한 나는 봅과 밥을 무대에 올라 전시하고 핑키도 출전시킨다. 돼지 품행부문 최우수상을 받고 기뻐하지만 새끼도 낳지 못하는 핑키는 아버지 손에 의해 도살당한다. 그리고  슬프게도 아버지는 자신이 곧 죽을 것을 알고 열세살이 돼가는 아들에게 어머니와 칠순의 이모를 돌봐줄 것과 소작료를 몇 년만 더 내면  농장주인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말해준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장례를 치르는 날은 아버지가다니던 도살장 사람들이 모두 모였기에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는 날이 되었다. 아버지는 두 형이 묻힌 과수원에 묻었다. ‘나’는 이제 집안의 가장이 되었다.  

생각코너 :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엄마와 이모, 이웃들이지만   삶의 모든 뿌리가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비롯되고 있는  열두살 남자 아이가 아버지를 잃은 후에도 의연하게 대처하며 어른이 되어가는  이야기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느낀다. 농부이지만 욕심부리지 않고 검소하게 살아가는 셰이커교도의 정신세계와 서로 돕고 사는 이웃들과의 유대관계, 열두 살의 남자아이는 현대 지식사회에서는 공부만 해야 하기에 집안일과는 무관한 존재의 아이에 불과하지만 이야기 속의 주인공은 아버지와 함께 집안일 나눠하며 가정을 일구가고 대화를 나누는 애어른의 모습을 보인다. 무엇이든 크고 넓고 많아야 인간의 삶이 완성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현대사회에 위안을 주는 작품이다.

  (권남희 수필가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