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남희의 독서일기

작가의 집 -책들이 탄생한 공간 -

권남희 후정 2010. 1. 24. 16:53


          작가의 집

       책들이 탄생한 매혹의 공간

                    프란체스카프레몰리드룰레지음. 에리카레너드 사진 .  이세진 옮김

                         윌북



* 프란체스카 프레몰리 드룰레는 프랑스 출신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보그 이탈리아』와   『카사 보그』의 편집장을 지냈으며 현재 『보그 파리』에서 일하고 있다.


* 에리카 레너드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자유』『완벽함으로부터의 자유』등의 사진을 찍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사진작가로 『엘르 인터내셔널』『하우스 뷰티풀』등의 잡지에 사진을 싣고 있다.

* 이세진 은 서강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나르시시즘의 심리학』『고대 처철학이란 무엇인가』『다른 곳을 사유하자』『아프리카 술집 외상은 어림없지』『반 고흐 효과』『유혹의 심리학』등이 있다. 


차례 

서문  창작의 현장을 찾아서                프란체스카 프레몰리 드룰레

그들은 그곳에 살고, 창조하고 고통받았다. 스스로 택한 고독과 글을 써야만 한다는 긴박감이 언제나 그곳에 도사리고 있었고 그들은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그들은 글쓰기의 열정으로 집을 채웠고 , 바로 그만큼 집을 사랑했다.

작가들의 삶에서 집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집은 작가들의 추억에 질서를 부여하고 , 그들의 불안을 달래주며 사유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집안에 틀어박혀 있으면서도 창조적 상상력은 머나먼 지평까지 날아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무언가를 세우고 건설하는 환상을 품은 이들에게 집은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작가에게 집은 그들의 예술적 여정만큼이나 상징적인 하나의 작품이 된다. 우리는 작가의 세계에서 ‘집’이 가지는 의미에 강한 호기심을 느꼈다. 작품 속에서 미묘한 기호들로 등장하는 장소와 꼭 닮아있는 그들이 실제로 살았던 ‘집’을 방문해 작가들이 남긴 자취를 따라 가보고 싶다는 바람을 품었다. 우리의 여정은 19세기 후반부터 현재까지를 아우르는 시기에 발자취를 남긴 작가들로 범위를 제한했는데  그 이유는 이 시대가 현대문학이  탄생한 시기이자 건축과 라이프스타일이 급속도로 변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장소에 서린 얼’을 찾아서 , 이른바 ‘ 그 땅의 수호령 ’을 찾아서 온 유럽과 미국 땅을 누비고 다녔다.  집에 깃든 얼은 작가들의 영감을 일깨웠고 , 그 얼은 우리에게도 전해져 우리의 여정을 경이롭고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헤밍웨이의 키웨스트 자택을 비롯한 몇몇 집들은 작가들이 가장 왕성한 창작시기를 보낸 울타리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피에르 로티의 로슈포르자택처럼 작가의 문학적 기저를 그대로 반영하는 집도 있었다. 과거의 존재감이 여전히 강렬하게 남아있는 이 장소들에 대한 기록들을 참고하여 그들의 집을 더욱 깊이 이해하려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곳에는 일상용품, 생활의 틀, 작가의 추억을 간직한 물건들이 시간이 멈춘 것처럼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탈리아 북부의 코모 호숫가에 자리잡은 카를로 도시의 집같은 호화판 궁에서든, 영구 남서부 웨일스의 작은 마을에 위치한 시인 딜런 토머스의 보트하우스처럼 단출한 주거지에서든 , 작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집안 곳곳에서 우리는 그들의 영혼이 이곳에 머물고 있음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수많은 여정을 거치며 우리는 위대한 작가들의 가족을 만나는 흥미로운 경험을 하기도 했다. 실비 지오노, 토레 함순, 하이너 헤세, 나이젤 니콜슨은 부모를 향한 추억을 기꺼이 우리에게 나누어주었다. 로렌스 더럴과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각각  마지막 동반자였던 프랑수아즈 케스트망과 카르멘 모라비아는 행수 어린 회고담으로 작가의 내밀한 세계를 되짚어보고자 하는 우리의 동행이 되어 주었다. 우리가 철두철미한 연구를 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기보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관심에 이끌릴 때가 많았다.  작품을 통해 우리의 상상력을 북돋아 주었던 작가들에게 좀 더 친밀하게 다가가고 싶다는 바람에 마구 휘둘린 탓이다.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자신의 집에 얽힌 비밀들을 밝힌다. 이 집 또한 뒤라스의 개인적인 추억이 쌓여가면서 단순한 집을 넘어 ‘작가의 집’으로 존재감을 지니게 되었다. 우리 중 한 사람이 그 집을 촬영했는데 작가의 아들 장마스콜로의 따뜻한 대접 덕분에 첫 번 째 프랑스 여정은 지금도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집에 대해 이렇게 고백한 작가가 바로 뒤라스가 아니었던가.

“나는 이 집에서 혼자였다. 나는 이 곳에  갇혀지냈다. 몰론 두렵기도 했다. 그러다가 이 집을 사랑하게 되엇다. 이 집은 글쓰기의 집이 되었고 내 책들은 이곳에서 탄생했다.”              

  

프롤로그  창조와 고독의 집                 마르그리트 뒤라스


1. 헤르만 헤세( 내면 세계를 찾아 떠난 여행자)  / 2. 마르그리트 유르스나스 ( 구대륙의 유목민 마담 )   3. 어니스트 헤밍웨이 ( 키웨스트의 바다 사나이)

4. 비타 색빌위스트 ( 영국 최고 정원의 안주인 )  5. 알베르토 모라비아( 사랑의 본질을 탐구한 로맨티스트)  6. 마크 트웨인 ( 흥미진진한 모험담을 만들어낸 스토리텔러)

7. 셀마 라게를 뢰프( 옛날 이야기 들려주는 여인 ) 8. 버지니아 울프 ( 로드멜의 ‘델러웨이 부인’ )  9. 장 지오노(영원한 프로방스인)

10. 카렌 블릭센 (아프리카 농장의 연인) 11. 카를로 도시 ( 고고학에 심취한 외교관)

12. 딜런 토머스 ( 웨일스의 보헤미안 )  13. 장콕토( 예술을 흠모한 자유로운 영혼)

14. 로렌스 더럴( 지중해를 그리워한 방랑자 ) 15. 윌리엄 포크너 ( 옥스퍼드의 신사농부 )

16. 가브리엘 단눈치오 ( 가르도의 사치스러운  탐미주의자)

17. 크누트 함순 ( 노르웨이의 외로운 은둔자) 18.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고향을 노래한 음유시인)  19. 피에르 로티( 동방을 동경한 모험가)

20. 주세페 토마시 디 람페두사( 팔레르모의 고독한 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