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용

유상옥 코리아나 화장품 회장 의 인생 삼락

권남희 후정 2010. 1. 3. 19:12


  

 회장실에 있는 사진을 재촬영

 2009년 8월 방문했을 당시

 '나의 소중한 것들 '수필집에 사인을 하는 중


문화를 경영하는 CEO , 화장하는 남자

수필가 유상옥 코리아나 화장품 회장


 유상옥 회장은 동아제약 상무와 라미화장품 사장을 역임 한 후 기업인으로서는 다소 늦은 감이 있는 1988년 코리아나 화장품을 창업한 수필가다. 그림에도 조예가 깊어 전망좋은 서초동 그의 집무실에는 크고 작은 그림, 조각품, 여행 중에 수집한 종 등이 진열되어 있었다. 또한  옛 여성의 아름다움과 생활과 연관된 문화재를 수집하여 2003년 압구정동 화장 박물관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나는 60에도 화장을 한다’수필집으로 화장품업계에 화장하는 남자, 상징이 된 그를 만난다.       


대담 : 정목일 이사장

글. 사진 : 권남희 편집주간

장소 : 서초동 코리아나 사옥 회장실

일시 : 2009. 12.8  


정목일 : 먼저 축하드립니다. 화장 관련 유물 200점을 중앙박물관에 기증하여

한국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식에서  문화훈장을 받으셨지요. 기증하신 유물들은 한 점당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선뜻 내놓기가 않았을 텐데 어려운 일을 하셨습니다. 

유상옥 : 30년 넘게 직접 발로 뛰면서 하나 하나 골라 사들인 물건들이라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청자분합. 철화 유병 등 명품들에 문화재들이기 때문에 아깝다는 마음도 있어 전날까지 붙들고 있는 걸 본 큐레이터들이 한마디 하더라구요.‘그렇게 아까운데 왜 내놓으냐? ’ 고 . 중앙박물관에 두면 내가 갖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감상하면서 같은 시대를 느낄 수 있다 생각하여 공인의 책임감으로 선뜻 기증하기로 한 것이지요. 곱게 키운 딸 시집보내는 것 같은 느낌인데 박물관을 열 때는 아내가 더 기뻐했어요. 수집품들로 집안이 발 디딜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 회장님은 독특한 경력의 CEO로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동아제약 영업상무를 퇴직하고 라미 화장품 사장을 거쳐 55세에 전화 두 대로 창업 하여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는 일은 대단한 모험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 화장품업계에 늦게 참여한 후발기업인데  ‘화장품업계의 신화’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노력의 결과이지요. 코리아나를 창업하게 된 계기는 화장품 적자기업이었던 라미화장품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를 키운 축적된 경험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당시 화장품은 사치성 업종으로 분류가 되어 은행에서 자금을 확보하기도 어려웠어요. 라미 화장품 회사를 어느 정도 키우니까 노사 분규가 일어났고 그 일로 회사를 그만두어야 했지요.         

‘나는 60에도 화장을 한다’ 수필집으로 유명세를 치르기도 하셨습니다. 기업가로도 분주하셨을텐데 수필과의 인연 또한 궁금한 부분입니다.

유: 예술적 감상은 어느 분야에서나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1970년대 벌써  현대의 권유로 감성을 키우기 위해 그림을 수집했지요. 그 이후 옛 여성의 취미와 생활에 관련된 문화재를 수집하면서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과  의미, 미적 감각을 느끼고 생각하고 자료를 찾아보다가 글로 써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경영자로서 회사가 지향해야 할 방향과 당부해야 할 말을 쓰면서 내 글쓰기는 출발했다고 봅니다. 또 맹자의 인생삼락을 벤치마킹하여 실천했습니다.  부모형제가 함께 살아가는 것과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는 것,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인데 나는 좋은 친구들과 가볍게 술 마시며 담소하기, 글쓰기와 컬렉션이었지요.  충남 청양이 고향인 나는  성기조회장과도 그런 만남을 갖고  돌아가신 조경희 선생과 이숙 수필가와의 만남이 수필가로의 끈을  잇게 되었지요. 조경희 선생을 떠나보내고 나니  만남은 참 소중한 것이고 아름다운 일이라고 느낍니다.     

: 기업가로서 또한 예술을 아끼는 문화 애호가로 국제적인 안목도 높다고 생각합니다.   예술발전을 위한 고견을 부탁드립니다.    

유: 경영학도는 인간미를 잃을 수도 있기에 감성과 밸런스를 맞추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감성을 키우라는 선배의 충고에 따라 국립중앙박물관 특별강좌를 들었지요. 그리고 화장품 사업을 하면서 외국에 나갈 일이 많았는데 그때 갤러리처럼 꾸며진 미국 엘리자베스 아덴사와 에스티로더 사 회장실의 그림과 조각, 독일 웰라, 일본 시세이도의 화장박물관을 보면서 심미안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은 경제적 풍요에만 있지 않고 우리 사회 곳곳에 복합 문화공간을 만들어 꿈을 키워주는 일입니다.   

: 한국수필가 협회의 부이사장직도 맡고 계신데 협회 발전을 위한 새해 덕담을 부탁드립니다.

: 신입사원 시절에도 나는 회사를 키워야 나도 클 수 있다는 신념으로 일하여 평사원 8년 만에 기획이사로 초고속승진을 하였습니다. 기업을 운영할 때도  신조가 ‘사람이 회사를 키우고 회사가 사람을 키운다’는 참으로 평범하면서 소중한 진리를 잊지 않았습니다. 어떤 단체든 사람이 모여서 꾸려나가는 것이기에 누가 글을 더 잘 쓰나 따지는 것보다 덕있는 사람이 모여들도록 서로 사랑해야 하고 모두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협회발전을 위해 할 일이 무엇인가를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 IMF위기 때도 외국에 회사가 넘어 갈 뻔한 위기도 극복을 잘하셨지만 특히 올해 건강 문제로 겪은 위험을 잘 넘기셨습니다.  언제나 의연하고 침착하신 태도에 감동을 받습니다. 


: 모두 회원 여러분들의 염려 덕분으로 일어났습니다. 운이 좋았고 다행스러웠던 점은 집에서 쓰러져 일찍 조치를 취했고 이후에는 말이 안 나왔으니 언어교실에서 말하는 법을 배워야 했습니다. 대화를 못하니까 그림엽서를 보고 이름을 익히면서 하나씩 기억을 살려나가는  방법으로 내 수필집을 갖고 녹음을 했지요. 세상이 변해서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낍니다. 언어치료 선생에게 내 책을 사인해서 드리기도 했지요. 내가 쓴 수필집으로 내 언어를 치료했고 기억을 살려내기도 했습니다. 행복한 일이지요.    

정 : 바쁘신데도 자리를 만들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호랑이해 건강하시고 글쓰기에도 전념하시기를 희망합니다.        


유상옥 약력 :  한국수필가협회 부이사장 .

1933년 충남 청양 출생. 덕수상고 졸업. 고려대학교 상학과 졸업. 동아제약 공채로 입사해 상무이사, 라미화장품 사장역임. 1988년 코리아나 화장품 창업

동아제약 재직시절 모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강단에 섰으며 경영학 박사학위와 공인회계사 자격증취득. 고대, 이대, 중앙대 겸임교수 익임.

1998년 국민훈장 모란장 수훈. 2002년 조선일보 선정 ‘한국을 움직이는 100대 CEO'

2005년 『문화를 경영한다』로 일붕문학상 수상. 수필집  『나는 60에도 화장을 한다』 『나의 소중한 것들』외 다수

 

 왼쪽 김경실 수석 공영이사

 전망이 보이는 창 ( 이숙 고문 . 서원순 사무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