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5월 24일 목.오후 6시 푸른솔 문학회 문학특강 ( 청주 사직동 거구장 3층 )
21세기 수필작가 활동과 방향
권남희수필가( 월간 한국수필 편집주간 )
* 한국수필가협회가 결성되던(故 조경희수필가) 1971년을 기점으로 한국문단에서
수필문학은 비로소 전문수필작가의 발굴과 함께 문학 장르의 한축으로 존재하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이전 수필작품들은 대부분 교수나 의사. 교사 등 사회 전문가들에게 원고청탁을 하였던 형태였습니다. 1975년 문학잡지 최초 수필등단 작가 정목일수필가(월간문학 수필당선. 1976년 현대문학 수필당선)를 필두로 1980년대 초 백 명 안팎의 수필작가에서 21세기는 양적 팽창으로 수필부흥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빠르고 간결해진 읽기와 쓰기에서 수필문학의 독자층은 어떻게 변하고 수필작가는 어떤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가 생각해야 합니다.
생각의 속도로 변화하는 세상, 작가는 새로운 이념을 창조할 책임이 있다
과거 백년에서 50년 동안 겪을 변화를 21세기에서는 날마다 겪고 있다고 해야 옳다. 노래 한곡이 5년 이상 유행 했을 때와 한 달이면 수백곡씩 쏟아지는 21세기는 노랫말 시작부터 엄연히 다르다. 시처럼 아름답고 기승전결의 스토리가 있던 노래가사도 점점 비명같은 두마디 이내의 가사로 압축되었다. 아무리 들어도 무슨 가사인지 들리지 않는 가사부터 처음부터 끝까지 웅얼거리는 노래도 있다. (비켜비켜 / 몰라 몰라/ 만만하니 만만하니/ 너와 나 그렇고 그런 사이 ... 등 )
) 그만큼 정보에 노출되는 빈도가 많아지고 빠른 속도가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정신을 지배하고 있어 피곤해진 사람들은 듣고 싶은 것만 골라듣고 벽을 쌓고 지낸다. 인내심도 줄어들고 기다릴 줄도 몰라 휴대폰 연락이 두 시간 이상 되지 않으면 극도의 불안감에 빠지고 만다. 예전 할머니들이 하루 이틀씩 자식이 들어오지 않아도 오고 있겠거니 여기는 그런 기다림은 모르는 것이다. 바보의 벽 속에 갇혀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전자도구만 있으면 생활이 전혀 불편하지 않다. 세계 어디든 인터넷 주문으로 집밖으로 한걸음도 나가지 않고 물건을 주문하고 배달받고 소통이(카카오톡,트위터. 페이스북, 요즘, 등등 ) 가능하다고 생각할 뿐이다.
과거 종교혁명에 버금가는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전자지능을 가진 독자들 시대, 작가의 길은 문맹이 많았던 계몽주의 시대보다 험난하다. 입말과 글말이 분리된 사회에서는 문맹이 많았고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일은 극히 제한된 사람들만 누릴 수 있는 축복이었다. 정보사회에서 작가는 미래를 꿰뚫어보는 혜안을 가진 사상가인 동시에 행동가로 살아가야 한다.
20년 안에 책 내는 사람이 책읽어주는 사람보다 많아지는 사회가 온다고 미국사회학자는 예언했다.
컴퓨터를 통하여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인터넷을 통한 의사체험시대를 살고 있다. 성경책을 읽지 않아도 간접독서로 성경을 아는 것처럼 인터넷에서 검색 가능한 자료(여행지 정보, 요리법, 글쓰기, 모든 안내, 숙제 묻고 답해주기 등)들이 있어 웬만한 것들은 다 안다고 생각한다. 너무 평범하고 평이한 일상을 교훈적이고 설명적으로 늘어놓은 글을 누가 읽어줄 것인가. 미디어 아트에서는 관람객을 창조자로 만든다. 화면에서 식물이 사람 손에 닿으면 쭉 뻗어 자라고 사이버아트 전시장을 가면 관람자가 직접 그림 속으로 들어가 형태를 창조하면서 즐기기도 한다.
현재의 문학활동은 어디까지 확대될 것인가
현재까지는 종이지면이 대세처럼 보인다. 문학지나 기타 지면(동인지. 개인 작품집. 각 기업들의 사보. 문화를 대변하는 지면 등 )2000년도 이후 오히려 수필문학지들은 왕성하게 지평을 넓혀왔다. 그 어느 때보다 호황기라고 할 수 있지만 작가들은 환골탈태를 해야 할 시점에 다다랐다.
따라서 공격적으로, 적극적으로 독자와 소통하는 작품 활동의 필요성을 느낀다. 음악은 음반시장이 죽으면서 활로를 사이버 음원 사업으로 바꾸고 한류바람으로 눈을 돌린 것처럼 작가들도 ‘작품을 다운받을 수 있도록 전자출판과 인터넷에서 들려주는 수필문학 활동과 외국과의 교류도 추진해야 한다.
현재 유명 작가 중심으로 서점에서 했던 사인회나 낭독행사, 강연을 지역서점 어디서나 모든 작가들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인턴넷 판매가 급증하면서 오프라인 판매가 줄어드는 대형 서점들이 독자와의 소통 방법으로 지역작가들에게도 문턱을 낮추고 있다. 지역문학관 활용도 작가활동의 긍정적 방법이다. 전시와 낭독행사, 문학탐방과 감상기 발표는 기본이다. 밥이 한국인의 주식인 것처럼 문학인에게 밥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어 때로 무의미해보이기까지하는 문학 활동인 것이다.
작가에게 온라인의 영역은 중요한 지면이 되고 있다. 시공간을 뛰어넘는 인터넷상의 교류(홈페이지. 블로그. 카페 .페이스북. 트위터 ...)는 2000년도 이후 활성화를 이루었다.작품 감상과 작품평 교환. 작품집 교환. 작가대담 .사이버 강의. 사이버 전시. 사이버 문학공모는 전 세계적으로 가능하다. 이렇게 외형상 개방적인 것처럼 보여도 해결해야할 과제는 안고 있다 대부분 출신문학 잡지끼리만 모임을 운영하기 때문에 동호인 모임도 그렇게 주류를 이루고
개방이 어려운 현실이다. 작품 발표나 작품집출간은 예전보다 많아졌지만 폐쇄적인 문학단체의 한계는 지도스승이 제자관리라는 책임까지 떠맡고 있는 부담이다. 게다가 재외 작가들과의 교류( 뉴욕. LA. 캐나다. 시애틀. 호주 ....)가 아직까지도 답보상태라고 본다. 외국 작가들과의 교류 모두를 아우르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윤재천( 현대수필학회 회장)수필가는 수필인의 날을 제정하고 2007년도부터 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에 넘겨주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회장 주최로 매년 7월 15일 행사를 하고 있으며 수필이 다른 장르에 비해 연령대가 높은 것을 감안한다면 세대간 소통의 장을 만들어 나가야 할 때다.
크게 성공하려면 크게 모험하라
100세 수명을 살아야 하는 시대다. 예술가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창조적 태도와 도전하는 용기를 끊임없이 보여주어야 한다. 송승헌은 ‘난타’를 만들어 사업으로도 성공하였고 창의력을 인정받았다.
호주 시드니 대학에서 종이책 50만권을 ‘먼지테스트’를 거쳐 폐기를 결정하고 당분간 임시보관소에 둔다는 소식이 들렸다. 우주로 여행하는 세대 앞에서 수필가들도 버려야 할 것들이 있다. 한 시대를 대표할 뿐인 대가 콤플렉스와 어떤 특수 지역에 버티고 있는 소재주의, 젠 체하는 무거운 글쓰기는 버려야 한다. 사회적 신뢰를 구축해주는 덕목을 쌓게 하는 작가군단이 많이 모여 있어야 한다. 독자들은 때로 작가가 자신을 이끌어주고 길을 안내하는 안내자가 되기를 기대한다. 결코 권위적이지 않은, 인생의 진정한 리더가 되어주기를 기대하기도 한다. 아무리 인터넷이 천하무적처럼 보이고 인터넷은 강하고 민주적으로 보여도 고급문화에는 위험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오류가 있는 지식이나 틀린 정보가 많고 진짜 정보나 깊은 지식은 없는 ‘빈가방 증후군’이 그것을 말해준다.
문학은 언제나 소수의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왔지만 문학의 침체요인들은 생각해야 한다. 독서인구의 대이동으로 전철안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 완전히 달라졌다. 어른 아이 모두 스마트폰으로 카톡을 하거나 검색하고 셀카놀이에 빠져있다. 집으로 돌아가면 수백 개의 영상채널들과 경쟁해야 하는 무력감으로 작가 역시 뭐 새로운 거리가 없나? 리모컨으로 채널만 돌리게 된다.
리처드부스가 세운 영국의 헤이온 와이 헌책방 마을처럼, 슬로우시티의 한 일환으로 문학가들도 문학국가를 세워야 한다. 인간이 그리워하는 낭만의 본질을 문학국가에 오면 만날 수 있도록 성을 짓는 일이다. 남이섬에 가면 그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언제나 새로운 시도를 하는 마음
작가들은 늘 꿈을 꾼다. 자신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거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글을 알아주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그 꿈은 대부분 막연하거나 생각으로 그친다. 여전히 예전 방식으로 글을 쓰고 무언가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해야 한다면 싑게 받아들이지 못해 머뭇거린다. 적극적인 층은 자신의 홈페이지나 블로그, 카페를 만들어 홍보하는 정도다. 하지만 하루에 수백만개의 블로그가 만들어지고 또 사라지는 사이버 공간은 오프라인보다 더욱 어렵다.
1991년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책 원고를 출판사로부터 130번 이상 거절당한 후 구매약속 용지를 인쇄한다. 그리고 몇 달간 전국을 돌아다녀 2만권을 사겠다는 약속을 얻어낸 후 131번째 출판사와 계약을 했다. 현재 전 세계 39개 언어로 번역되고 단숨에 800만권이나 팔렸으며 시리즈로 이어진 20. 21세기 초대형 베스트셀러로 탄생했다.
미국 출판계는 Blook(Blog와 Book을 합친 말)이 뜨고 있다. 블로그에 실은 내용을 다시 책으로 펴내는 것이며 베스트셀러 100권 중 20권 정도는 블룩스가 차지하고 있다. 판매도 보장된다. 집중해서 읽었던 성스러운 독서세대를 지나 디지털 세대 취향은 검색 수준이다.
작가로서 새로운 길을 찾아 바꾸고 싶다면 목표를 세워야 한다. 작품성향을 바꾸고 세계적으로 소통을 하고싶거나 갇힌 사고를 혁신하려면 당연한 절차다.
무엇이든 목표가 뚜렷해야 결과가 이루어진다. 새로운 작품발표든 작품집 출간이든 판매든 목표를 세우면 구체적이어야 하고 언제 어떻게 등등 예상 가능해야 하고 이룰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검토가 필요하다. 문학도 영화처럼 세계를 상대로 신작을 홍보해야 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미국 샌포드 J 그린버거‘에이젼시는 다빈치코드를 발굴하여 초대형 베스트셀러를 만들었다. 예술로서의 문학이 산업으로서의 문학으로 거듭나는 시기이다.
지금까지 소극적으로 평이하게 해왔던 스타일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고 본다. ( 본 특강은 전 충북대 교수이며 푸른솔 문학회 지도교수인 김홍은 수필가의 초청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권남희 약력 ( 1987년 월간문학 수필등단. 월간 한국수필 편집주간. 한국문인협회 이사.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
작품집 『육감&하이테크』『그대삶의 붉은 포도밭』등 5권 . 제 22회 한국수필문학상 .
제 8회 한국문협작가상 .덕성여대. MBC롯데잠실과 강남에서 수필강의
E-mail: stepany12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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