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필 4월호 특집 1
어머님, 절 늙게 해 주십시오
조병화 (시인)
어머님, 절 늙게 해주십시오
그곳 死者의 세계에 계신
당신을 훤히 볼 수 있는
경지로
절 늙게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죽음이 절 툭툭 치더라도
까딱하지 않게 해 주십시오
동요치 않게 해 주십시오
불안이라든지
공포라든지
초조라든지
미련이라든지
하는, 生者의 孤獨이
제게선 이미 떠난 거로 해주십시오
어머님, 절 늙게 해 주십시오
세월에 풍화되어
기진맥진, 온 감각이 마비되어
무엇보다도 고통 모르게
기류처럼
당신 곁으로 흘러가게 해 주십시오
시작 메모: 항상 죽음을 생각하며 살아오면서 이제 나에게 남은 일은 어떻게 하면 아프지 않게 그 죽음을 완수할 것인가 하는 생각이 늘 머릿 속에 있는 것을 , 어느 날 시로 묶은 것이다. 조용한 氣流처럼 흘러서 죽음으로 옮겨갔으면 하는 생각, 그리고 완전히 풍화되어 고통을 모르게끔 마비되어 자기도 모르게 죽음으로 되었으면 하는 생각 등, 소리없이 사라질 수 있는 그 죽음, 종종 그런 것을 생각해 보았다. 완전히 늙는다는 것은 훨훨 타는 나무가 되고 숯이 되고 숯이 벌겋게 달아오르다가 서서히 열을 식혀가며 사그라지다가 , 완전히 뽀얀 재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나는 아직도 활활 불타는 나무 토막같은 생존이 아닌가. 완전 노화, 고통을 모르는 , 아니면 완전道通 , 고통을 초월 할 수 있는 , 초월이 되지 않는 곳에 아직 인간적인 고민이 있는 것이다. -‘순간처럼 영원처럼’ 自選詩 인생론 중에서 -
약력 : 시집‘버리고싶은 유산 ’ ‘하루만의 위안’ ‘사랑이 가기 전에’ 외 다수
한국시인협회 회장과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역임. 경희대학교 문과대학장.
인하대학교 문과대학 초대학장과 부총장 등 지냄 . 안성 편운제문학관
권남희 멘트 ( 1984년 조병화시인에게 시쓰기를 6개월 배웠다. 그 때는 선생님이 참 어려웠고
시 잘 쓰는 문학지망생도 아니어서 겉돌았던 것같다. 국민시인 조병화님의 시를 음미하면서 쉽게 쓰지만 오래 삭혀온 내면을 건져 얼린다는 생각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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