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회 해외 한국수필문학상을 수상하며
뉴욕의 황진이로 떠올랐던 정재옥 수필가를 뉴욕에서 만나다
대담 : 정목일수필가( 사단법인 한국수필가협회이사장
일시: 2010. 10.12. 오후 8시
장소: 뉴욕 한국문화원 갤러리( NewYork 맨하튼 소재)
정리: 권남희 월간 한국수필편집주간
정목일 : 이메일로만 소식을 주고받다가 뉴욕에서 만나니 더욱 반갑습니다. 해외 한국수필 문학상 1회 수상자는 상징적인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일 한복을 입으셨지요.
정재옥 : 조경희선생님 께서 전화를 주셨어요. 제 1회 해외 수필 문학상 수상자 로 선정 되었으니까 상 받으로 오라는…. 그런데 제 대답은 ” 선생님 저 상 안받을래요”. 였습니다. 그때 는 상의 의미가 이렇게 크다는 걸 느끼지도 못했고 외국에서 한국문학을 한다는 자체를 늘 회의 적으로 생각 하던 때였습니다. 한국에 가서 문학 활동을 할 것도 아닌데 하는 생각도 들고 해서… 그래도 그냥 제 카타르시스를 해소 하기 위해 글 을 썼고 첫 수필집 이 나온 상태이긴 했습니다. 선생님 께서 많이 섭섭해 하셨던 것 같았어요. “ 이 철없는 사람아 남들은 상을 타고 싶어도 못 타는데 주는 상도 안받는 사람이 어디 있나” 하시면서 나무라셨어요. 결국 한국에 나가서 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한복을 입으라 하셔서 또 안 입겠다 떼를 썼더니. 선생님이 직접 이영희 한복 집에 데려가서 맞춰 주셨어요. 그때 이숙 선생님도 함께 동행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가자’ 미용실에서 곱게 단장도 시켜 주셨구요. 한복 입은 저를 보시고 기뻐 하셨어요. “뉴욕의 황진이가 왔구나! 참 예쁘다”고 추켜 주셨지요. 선생님 한테 사랑도 많이 받았는데 보답할 시간도 주지 않고 떠나셨습니다.
정목: 당시 소감과 국내외 문단 상황을 이야기 해 주십시요
정재: 프레스 센터에서 시상식이 있었는데 상을 받으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저의 첫 수필집 출판 기념식 에 오셨던 많은 기라성 같은 작가들을 다시 만나게 되었고 한국은 마음만 먹으면 올 수 있는데 내가 왜 그걸 잊구 살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때부터 멀기만 하던 한국이 마음으로 많이 가까워 지기 시작했습니다
2003년에 제가 상을 받았으니까 국내외 적으로도 수필의 힘은 문학에서 독보적인 발전을 하 고 있을 때 라고 봅니다. 콜럼비아 대학 필립 로페드는 현존하는 미국의 수필가이자 수필을 가르치는 교수 입니 다. ”The Art of the Personal Essay” 의 저자 이기도 합니다. 미국 서점에 진열된 수필 이론 책 중에서 가장 권위 있는 책 중의 하나라 하겠습니다. 770 페이지에 달하는 광대한 분량입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수필은 20세기를 넘어서 21세기에도 여전히 그 힘을 팽창해 가고 있고 독자들은 fiction (소설)보다 nonfiction(수필)에 여전히 열광 하고 있다 했습니다. 진실에 목 말라 하는 현 시대 독자들의 욕구가 아닌가 합니다. 미래 학자 엘빈 토플러의 “문학의 위기” 또한 수필에서는 해당이 되지 않는 이야기라 봅니다.
정목: 문학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정재: 80년대 아이들의 정체성을 찾아 주려고 주말 한국학교에 다닌 적이 있습니다. 그때 아이들 과 학부모가 함께 문집을 만들었는데 제 글이 허병렬 교장 선생님의 눈에 띤 것 같아요. 얼마 후 조경희 선생님이 오셨으니 한번 만나 보라 권하셨습니다.
그때는 아이들 셋 하고 한참 미국생활이 힘들었기 때문에 그냥 흘려 버렸어요. 당시 조경희 선생님을 만나 뵈었으면 좀 더 일찍 한국수필과 인연을 맺었을 텐데 등단 년도 가지고 따질 때는 가 끔 아 쉽기도 합니다. 그런데 만날 사람은 언젠가는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 89년부터 뉴욕에 있는 문협에 들어갔고 당시 회장이던 김정기 선생님을 통해서 90년대 다시 뉴욕에 오신 조경희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제 첫 수필집 서문에 제가 제 1호 해외 한국수필 문학 등단자 라 써 주기 도 하셨습니다. 위의 선생님들 배려로 문학을 하게 된것 같습니다.
정목:문학인 중에서 역할 모델이 돤 작가를 뽑는다면 누구를 말할 수 있습니까
정재: 대학교 때 김남조 선생님 강의를 들은 적이 있어요. 밖에는 눈발이 날리고 있었는데 창밖으로 시선을 둔체 그 눈을 보면서 강의 하는 김남조 선생님이 너무 우아하고 아름다우셨어요. 차분하고 감성어린 목소리로 시 강의 를 하셨는데 정말 마음에 와 닿았죠. 국문과로 옮길까도 생각 했어요. 그 선생님 처럼 되고 싶다 마음 먹으면서 혼자서 짝 사랑을 했습니다. 저의 롤 모델 이셨죠.하지만 제 꿈은 대학을 졸업하자 마자 결혼을 하게 됬고 미국에 오는 바람에 잊구 살았습니다. 미국작가 중에는 마가렡 미첼을 좋아 합니다. 죽는 것도 담고 싶을 만큼 ..
정목: 뉴욕 한국 수필가 협회는 사실 조경희선생이 이영주 수필가를 중심으로 묶어주어 1대에 활동했다고 압니다. 그 후 한국이나 뉴욕 모두 변화가 있어 활동이 지지부진해졌지요. 한국수필가협회에서 2대 뉴욕한국수필가협회를 맡아 추진해달라고 했을 때 부담을 갖고 사양했던 이유도 그런 사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압니다만 일을 맡아 주셔야 하는데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요.
정재: 누군가는 해야 되겠지요. 일단은 회원 상호간의 화합과 소통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번에도 한국수필의 연락 루트가 통일이 되지 않아서 좀 답답했습니다.제 16회 해외 심포지엄을 하기 전에 총괄해서 회원에게 알리는 일부터 했어야 되는데 책임자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그게 잘 안 된 것 같아 사로 돕고 싶어도 이렇다할 직책도 없으니 서로 눈치를 보면서 뒤로 빠져 있었다고 봅니다. 알고보면 모두 열정적이고 문학을 사랑하는 재능있는 분들입니다.
정목: 한국에서 제외 작가를 볼 때 국제 무대를 발판으로 넓게 활동할 수 있으리라 기대를 하는데 외국 작가들과의 교류는 없는지요
정재: 사실 미국에 산다 해도 외국 작가들과의 교류는 쉽지 않다고 봅니다.우리 이민 1세들은 한국어로 문학을 하기 때문에 공통된 분모를 찾기가 어렵습니다.국제 무대를 발판으로 넓게 활동 할 수 있는 건 영어권의 우리 1.5세나 2세들의 몫이라 생각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충분히 잘 해내고 있습니다. 이창래 씨도 현재 4 번째 소설 “The Surrendered”내놓고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라 있습니다.
정목: 한국 수필가 협회에 바라는 사항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재: 이번 제 16회 해외 수필 심포지엄은 미국에 있는 저희들에게 많은 동질감을 느끼게 해 준 뜻 깊은 행사였다고 생각됩니다. 자주는 못 나오시더라도 미국에 있는 저희도 한 식구로 여기시고 한국에서 하는 문학 행사 라든가 일정을 알려 주시면 고국 방문 시 회원들이 동참 할 수도 있고 한국수필에 가족 같은 애착을 더 가지게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정목: 뉴욕에서 의 2세 3세 가 인식하는 “한글세대의 작가” 들 은 어떤지요.
정재: 뉴욕시내 고등학교 는 아직도 한국말이 영어보다 쉽게 튀어 나오는 학생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대학도 마찬 가지입니다. Queens Collage에서 제가 특강을 한적이 있습니다. 꼭 한국대학 같았어요.이들은.한국말도 유창하게 하고 영어도 하기 때문에 번역문학을 하는데 완벽한 조건을 다 가지고 있다 생각됩니다. 번역은 영어만 잘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한국문화와 미국문화를 동시에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문학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도 이들의 몫 이라고 생각됩니다.우리 문협에서도 이들에게 문학의 꿈을 심어주기 위해 매년 한글 백일장을 열어주고 있고 기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황순원, 박경리 문학도 노벨상을 타고도 남는다 여겨집니다. 번역이 문제지요. 이들은 늦게 이민을 와서 아직도 한국말에 능통 하기 때문에 한글세대의 작가인 우리들과 소통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태어나고 자란 이민 2세들 더군다나 3세 들은 말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 한글세대의 작가들과는 단절된 상태 입니다. 이민자들 만이 가지는 딜레마 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한인 사회가 커지면서 한국 미디어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고 한글 학교도 교회 단위로 활발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단절의 폭이 줄어 들거라는 기대는 하고 있습니다.
정목: 서로 소통하고 문학인의 정신을 이어가는 교두보가 되리라 믿습니다. 이번 뉴욕 심포지엄과 문학행사에 보여준 미동부문인들의 열정에 감사인사 드리면서 마칠까 합니다.
관련사진은 나중에 올립니다.용량초과로 안올가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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