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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기도
정 목 일( 사단법인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 한국문협 부이사장)
누구도 2월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하루 수업 중에도 이름 한 번 불려지지 않고,
손 한 번 들지 못 하는 수줍은 아이 같습니다.
2월은 팔삭둥이처럼 연약해 보입니다.
있는 둥 없는 둥 슬며시 지나가버리고 맙니다.
낮의 길이도 짧아 소리 없이 꼬리를 감추고 맙니다.
2월이면 마음이 얼어붙지 않게 하소서.
심장이 띄는 소리를 듣게 하소서.
짧은 해가 기울기 전에 오늘 할 일을 소중히 마치게 하소서.
다른 달보다 3일이나 부족하오니,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게 하소서.
오늘의 의미를 생각하고 하루를 잘 거두게 하소서.
남 앞에 잘난 체 나서거나 환호를 받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인내와 고독 속에서 자신을 연단하여
내일을 위해 심신의 힘을 모을 때입니다.
3월의 찬란한 꽃망울을 터트리기 위해,
뿌리들은 언 땅 속으로 있는 힘을 다해 뻗혀 가야 합니다.
가지마다 방울방울 꽃눈 잎눈을 틔우기 위해서
한기 속으로 초록빛 물기를 흐르게 해야 합니다.
봄을 찬미하는 것은 3월이지만,
봄을 예비하는 것은 2월의 몫입니다.
아무리 시간이 짧더라도 한파가 세차더라도
참아내야만 합니다.
봄의 서막을 열어야 합니다.
2월의 심장소리를 크게 울려주십시오.
연약하고 열등생인 2월이 아니라,
봄을 일깨워 꽃을 피우게 만들 2월을 잊지 않게 하십시오.
하루하루가 더 소중하게 여겨지게 하소서.
일에 최선을 다하게 하소서.
집중력과 용기를 불어넣게 하소서.
2월의 보이지 않는 힘과 기도로
2월의 가슴에서
마침내 꽃은 피고 봄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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