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구독 02-532-8702-3 / 권남희 편집주간
3월에게
鄭 木 日(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 한국문협부이사장)
3월엔 얼어붙었던 가슴이 쿵쿵 울리게 하소서.
시련과 고통, 절망과 어둠속에 두지 마시고 고개를 들 수 있도록 하소서.
3월엔 빛을 주소서. 한 생명의 씨앗이거나 뿌리이게 하소서.
얼었던 땅을 열어 제칠 용기와 힘을 주소서.
세상 모든 생물들이 다시금 눈을 뜨고 기지개를 켜는 때입니다.
나만이 잠든 채 그냥 두지 마십시오.
사방에 들리는 부활과 소생의 나팔소리, 얼었던 땅이 열리는 계절입니다.
모두가 출발선으로 다가가 눈을 부릅뜨고 제 갈 길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심장이 뛰는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저에게도 광명을 주십시오.
추위와 굶주림을 참아낸 긴 세월 속에 한 촉의 새싹을 피우게 하십시오.
3월의 위대한 조화를 느끼지 못하는 어리석음과 자의식을 깨우치게 하소서.
깨달음의 한 촉 눈을 뜰 수 있게 하소서.
시련과 고통을 참으며 봄을 기다리고 있었건만, 따스한 햇살과 꽃들의 모습에 취해 나의 잎눈 한 촉을 발아시킬 때를 잊고 맙니다.
깨어있는 자, 용기가 있는 자는 실의와 삶의 고통속에서도 눈을 뜹니다. 3월의 메시지는 벌써 도착해 있습니다.
깨어나라! 일어서라! 다시 시작하라!
축복은 남들이 차지하고, 나만은 낙오자이거나 열등생이라고 여겨 포기하고 자책하던 삶을 깊이 뉘우칩니다. 신(神)이 꽃다발을 안길 것이라는 어리석은 망상에서 깨어나게 하소서.
스스로 무딘 의식을 깨우고 삶의 혁명을 일으키게 하소서.
삶과 생명을 꽃피울 열망과 새 설계도를 갖게 하소서.
출발의 나팔소리와 북소리가 울립니다.
모두 출발선에 서서 제각각 가야할 목표점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저에게도 이 세상 이치와 순리에 어긋남이 없게 최선의 생명력을 다하도록 하십시오.
3월엔 스스로 깨어나는 축복이게 하소서. 그 시발점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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