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한국수필2

2012.4월 월간 한국수필

권남희 후정 2012. 4. 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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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기적

발행인 정목일 (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

 

4월의 햇살 속엔 신비음(神秘音)이 있다. 생동의 색채가 있다. 세상을 초록으로 변혁 시키는 기적의 손길이 있다.

4월의 햇살은 사랑과 생명을 위한 미소이다. 구석이나 모퉁이에서 얼굴조차 내밀지 못하는 생물들에게도 다가가 귀엣말을 속삭여준다.

4월 햇살에는 소생과 부활의 메시지가 있다. 가슴의 약동과 기쁨을 전해주는 복음(福音)이 있다.

일시에 천지개벽시키는 놀라운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겨우내 죽은 듯한 식물의 넋을 불러일으켜 세우는 기적은 어디서 오는가.

4월 햇살은 땅속에 묻힌 씨앗마다 언 땅을 뚫는 용기를 준다. 나무의 움들에게 새싹을 틔울 힘을 불어 넣는다.

4월은 천지조화의 기운이 솟구치는 계절……. 이 놀라운 변화를 모르고 무덤덤하게 지낼 순 없다. 모든 생명체에게 축복과 기적의 메시지가 내리고 있음을 혼자만 모르고 있어선 안 된다.

이제까지 움추렸던 마음을 펴고 잎눈과 꽃눈을 피워내야 한다. 세상을 희망으로 채우는 초록빛을 틔어내야 한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 꽃눈을 피워내야 한다. 한순간 방심으로 기회를 놓치고 말면, 계절의 순리를 거슬리게 된다.

4월의 봄비 속엔 성장의 활력소가 있다. 봄비 속에는 세상을 초록색으로 칠해버리는 거대한 붓이 있다. 4월의 햇살과 봄비를 받아 인간도 한 그루씩의 나무처럼 새 생명으로 되살아나야 한다. 겨울나무가 죽은 듯이 꼼짝달싹도 하지 않은 까닭은 힘을 비축시켜 새로운 출발을 맞기 위해서다.

성장과 비약을 위해서는 인내와 용기가 필요하다. 4월엔 모든 생명체들이 존재감을 나타낼 때다. 생명의 가치와 의미를 알리기 위해 제 빛깔로 눈을 뜰 때다.

사람들은 기적을 꿈꾸면서 일상을 보내곤 한다. 특별, 행운, 성공과 같은 기적을 갖길 원한다. 식물들과 곤충들이 겨울과 봄 사이에 가사(假死) 상태에서 눈을 감고, 때가 오길 기다리고 있다.

4월의 찬란하고 눈부신 기적과 신비를 알아야 한다. 나만이 아무런 변화와 행운이 따르지 않고 무력한 삶을 보내야 한다고 자탄하는 이가 있다면, 4월이 펼쳐내는 대개혁을 보아야 한다. 식물과 곤충들이 어떻게 다시 깨어나고 일어서는지 깨달아야 한다.

죽음을 경험하면서 얻은 용기와 희망으로 저 초록빛의 싱싱한 파도로 일어서는 모습을 목격해야 한다.

4월엔 하나씩의 나무가 되어 방울방울 잎눈과 꽃눈을 달아야 한다. 내 인생에 발견의 잎새와 깨달음의 꽃을 피워내야 한다.

4월엔 반드시 변혁이 필요하다. 죽음을 뛰어넘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깨달음의 잎새를 틔어내야 한다. 일생을 통해서 과연 어떤 의미의 꽃을 피워낼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꽃을 보고 아름다움에만 빠져선 안 된다. 한 그루 나무가 되어 앞으로 어떤 꽃을 피워야 할지 고뇌하여야 한다. 4월이 아름답고 위대한 것은 생명체들의 저마다의 혁신으로 스스로의 기적을 드러냄에 있다. 죽음을 경험하지 않고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 성숙과 아름다움은 개혁으로 얻어지며 큰 감동을 안겨준다.

4월엔 하나씩의 나무가 되어 스스로 잎눈과 꽃눈을 피어내는 기적을 창조해야 한다.